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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시는 김 한 장 안 나는 지역이지만 지난해 김밥축제로 흥행했다. 젊은 세대가 ‘김천’하면 분식 프랜차이즈 ‘김밥천국’을 먼저 떠올린다는 점에서 착안해 역발상으로 김밥축제를 개최한 것. 그 결과 인구 13만 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에 4만여 명은 김밥을 맛보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난해 김천김밥축제에 몰려든 인파. 김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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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방문객이 증가하며 2024년에는 3일간 17만 명이 구미를 찾았고, 이 중 외지인이 48%, 외국인 관광객도 100여 명에 달했다. 시는 15억 원 규모의 지역 소비가 창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축제는 내달 7일부터 9일까지 구미역 일대에서 열린다.
이처럼 지역 특산품을 내세운 전통 축제와 달리 스토리텔링과 재미를 전면에 내세운 이색축제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도시를 외지인들에게 각인시키는 동시에 경제적 효과를 견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병국 대구대 호텔관광경영학부 교수는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고 경제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부분에서 성공적인 축제”라고 말했다.
다만 뚜렷한 지역적 특색 없이 행사를 이어간다면 단기적 흥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축제 소재가 지역의 고유 자원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명소·상권·산업 등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방문객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연속성을 확보하려면 지역성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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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열리는 행사에는 매년 600만 명이 찾으며, 소비되는 맥주만 약 700만 리터에 달한다. 숙박·교통·기념품·의상 산업을 아우르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2억 유로(약 1조9800억 원)로 추산돼 뮌헨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축제 기간 망통은 130톤(t)이 넘는 감귤류와 15톤의 과일, 8km에 달하는 꽃 장식으로 도시 전체를 꾸며 ‘레몬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레몬으로 만든 대형 조형물과 화려한 퍼레이드는 관광객의 시선을 빼앗는다. 망통은 해마다 다른 주제를 내세워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였다. 올해는 ‘별 속의로의 여행’을 주제로 열렸고, 지난해에는 파리 올림픽과 연계해 ‘올림픽, 고대부터 현대까지’를 주제로 잡았다.
지역 레스토랑에서는 레몬을 활용한 특별 메뉴를 선보이고, 상점에서는 레몬 아이스크림·잼·비누·향수 등을 판매한다. 레몬나무 가지치기, 레몬 타르트 만들기, 레몬 농장 산책 액티비티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찾는 국제적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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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토마티나는 1940년대 중반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지역 농부들이 당국에 항의의 표시로 토마토를 던진 것이 유래가 됐다. 축제는 1950년대 초 종교적 의미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때 금지됐지만, 주민들이 1957년 ‘토마토 장례식’ 행진까지 벌이며 부활을 요구한 끝에 재개됐다.
축제의 주요 행사인 ‘토마토 던지기’에는 매년 약 120톤의 토마토가 사용된다. 현재는 과도한 인파를 막기 위해 15유로짜리 티켓제로 운영되며, 참가자는 2만여 명으로 제한된다. 이 가운데 약 70%가 외국인 관광객이다. 부뇰 시의회는 올해 행사로 200만 유로(약 33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사례들이 보여주듯 축제는 지역의 산업·자원·상권과 긴밀히 연결될 때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다른 축제와 차별화되는 ‘킬러 콘텐츠’를 발굴하고, 축제 소재를 도시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축제 기간 외에도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과제다. 김 교수는 “축제는 방문객들을 유입할 수 있는 도구”라며 “이후 지역성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체험, 명소 방문 등으로 확장돼야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 연결된다”고 조언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