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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항서도 통하는 ‘쌍수’?…한국어, 세계인의 일상어 됐다

입력 | 2025-10-09 07:00:00

‘jinjja(진짜)’ ‘Ottoke(어떡해)’, ‘오빠(Oppa)’ 등이 표현된 이미지. SNS 갈무리,


한국어가 발음 그대로 로마자로 옮겨져 세계인의 입에 오르고 있다. 번역으로는 담기지 않는 뉘앙스가 발음 그대로 전해지면서, 해외 일상 대화와 온라인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최근 아시아 지역을 여행한 20대 이나영(가명) 씨는 출입국관리소에서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쌍꺼풀 수술 전 여권 사진을 내자 직원이 “쌍수?”라고 물은 것이다. 얼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간단히 확인을 거친 뒤 입국했지만, 해외에서 한국어 속어가 그대로 통용되는 순간에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왜 한국어 속어까지 통용될까

K-팝과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은 한국어 표현을 로마자 그대로 유통시키고 있다. ‘오빠(Oppa)’, ‘언니(Unni)’ 같은 호칭은 이미 해외 팬덤의 일상어가 됐고, 아이돌 그룹 내 막내를 뜻하는 ‘Maknae’, 먼저 데뷔한 그룹을 지칭하는 ‘sunbae’도 정착했다. 최근에는 ‘선배님’을 줄여 ‘SBN’으로 부르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ajoshi(아저씨)’ 등이 표현된 이미지. SNS 갈무리.


 “Daebak”부터 “Ottoke”까지…SNS 밈으로 자리 잡은 한국어

SNS에서는 “jinjja(진짜)”, “ppalippali(빨리빨리)” 같은 단어가 이미지로 공유되고, ‘Ottoke(어떡해)’, ‘Daebak(대박)’은 밈처럼 소비된다. K-뷰티 열풍과 맞물려 눈 밑 지방을 뜻하는 ‘aegyo-sal(애교살)’은 글로벌 뷰티 용어로까지 자리 잡았다.

레딧(Reddit) 캡처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불 붙였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은 로마자 표기 붐을 더욱 확산시켰다. 글로벌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가사를 알파벳으로 풀어쓴 글이 올라왔다.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은 ‘Yong-Won-He Keh-Jil-Soo-Upnen’으로 소개됐고, 구글에서 ‘yeongwonhi’를 검색하면 가사가 자동 완성될 정도다. 유튜브에는 발음과 뜻을 알려주는 영상까지 등장했다.

 사전에도 반영된 한국어…신규 등재 단어는?

이 같은 흐름은 사전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달고나(dalgona)’, ‘형(hyung)’, ‘찌개(jjigae)’, ‘노래방(noraebang)’, ‘판소리(pansori)’, ‘떡볶이(tteokbokki)’, ‘막내(maknae)’ 등 7개 단어가 신규 등재됐다.

이는 2021년 9월 ‘한류(hallyu)’, ‘먹방(mukbang)’, ‘대박(daebak)’ 등 26개 단어가 한꺼번에 포함된 이후 3년 만이다.

한편 ‘Chaebol(재벌)’은 해외 경제 뉴스에서 한국 사회의 독특한 기업 구조를 설명하는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았다. 단순 번역이 아닌, 한국 경제와 사회를 이해하는 맥락에서 그대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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