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 ‘빅딜’…송치형,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 된다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포괄적 주식교환 추진
교환 비율 책정 시 두나무에 유리한 조건…송 회장이 최대주주로

두나무 로고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 중인 가운데,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에 대해 양사가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 교환 비율 책정 시 두나무에 유리한 조건을 반영해 창업자인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게 하는 구조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는 지분 75%(전환우선주 포함)를 보유한 네이버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송 회장을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게 하는 조건으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양사는 최근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서로 다른 두 기업이 주식을 맞바꾸면서 지배구조를 단일화하는 것으로, 한 회사가 존속지주사가 되고 다른 회사는 100% 자회사가 된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돼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되는 방식이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보다 기업가치가 큰 데다,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두나무가 왜 이 같은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표면적으로는 두나무가 네이버 품에 안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송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네이버파이낸셜에서 지배력을 발휘하고, 두나무도 금융 분야 신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포석을 마련한 것이다.

송 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두나무 기업가치를 네이버파이낸셜의 3배에 가깝게 높게 책정해야 한다. 송 회장은 두나무 지분 약 25.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비상장사인 두나무 기업가치는 주가(30만원)와 발행주식 수(3485만주)를 곱한 약 11조원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독보적 1위인 점을 고려해 프리미엄을 얹은 14조~15조원 수준이라는 게 증권가 컨센서스다. 또 증권가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를 8조~9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교환 비율을 책정하면 송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기 어렵다. 단순 기업가치 평가에 따라 교환비율을 책정했을 때 송 회장이 최대주주가 되려면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의 2.95배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환 시 두나무 기업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높게 산정될 전망이다. 일례로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지난 2021년 미 증시에 상장할 때의 주가매출비율(PSR)로 계산하면 두나무 기업가치가 17조원에서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두나무를 품은 이후 네이버파이낸셜이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페이 외부 결제 비중이 50%를 넘었고, 외부 참여자도 40%를 넘는 등 퍼블릭(대중적인) 서비스로 진화하면서 공개 기업으로 가야하는 과정이 올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