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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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세계 각지에서 복무 중인 미군 장성 수백 명에게 며칠 내로 모이라는 긴급 소집령을 내렸다.
2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장성급 미군 장교 약 800명에게 오는 30일 버지니아주 해병대 기지로 모일 것을 명령했다. 미군 준장(1성급) 이상의 지휘관 직위에 있는 거의 모든 군 최고 사령관을 소집한 것이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이) 내주 초 군 고위 지휘관들에게 연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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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5월 헤그세스 장관은 4성 장군의 20%, 모든 장성급 장교의 10% 감원을 지시하며 광범위한 감원 및 해고 조치에 나섰다. 그는 군 전투 사령부 일부를 통합하고 해당 사령부의 장군과 제독 수를 감축할 의사도 내비친 바 있다. 이미 해임한 군 장성의 대부분은 유색 인종과 여성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WP는 헤그세스 장관의 이번 소집 지시가 예산안 마감 시한인 30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내달 1일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미 국방장관이 이같이 갑작스럽게 대규모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짚었다. 장성 소집에 따라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관계자들은 해외 주둔 지휘관까지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표하며 이 지시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태 발생 시 지휘 체계가 약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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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J D 밴스 부통령은 이번 소집이 미 장성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상황을 파악한 듯 이후 “그들이 원한다면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밴스 부통령은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데 대해 “국방장관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장군들이 국방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러 오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큰 화제가 된 게 이상하다”고 일축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