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금융 입장에선 지방으로 가면 금융상 이익을 주는 건 불가능하냐”며 “정책금융은 특정한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대출·투자 등 정부가 부담을 안는 제도가 많다. 그걸 지방에선 대출이자를 수도권보다 낮게 적용하거나 혜택을 더 주는 방식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예컨대 지방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전세대출 금리를 수도권보다 낮게 적용하는 방식이 있다”며 직접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은행이 지역에 우선 투자하게 해야 하는데 다 잡아먹혀 사라진 것도 문제”라며 “명목상 존재하지만 실제론 기능을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금융 자체를 지원해서 활성화하고 성장시키는 방법이나 지역 산업·기업에 금융상 혜택을 줄 수 있는 안을 만들어봐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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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언급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1~6월)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일반은행(시중·지방·인터넷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조4000억 원이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순이익이 늘었지만 지방은행만 유일하게 1000억 원 감소했다.
또 지방은행들은 지방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경기 불황기에 연체율이 오르는 문제가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iM뱅크와 4개 지방은행의 원화대출 잔액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63%였다. 이 중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은 88%에 달했다. 또 지방은행 평균 연체율은 1.05%로 시중은행 평균(0.3%)의 3배를 웃돌았다.
정부의 6·27, 9·7 가계대출 규제 이후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이 수익성을 관리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은행들이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을 가계대출 영업으로 만회해 보려 했지만 잇따른 정부의 대출 규제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것이다.
지역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대형은행이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점도 타격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지방 시금고를 대형은행이 가져가는 경우가 늘면서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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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