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가 3일 US오픈 테니스 대회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소다 팝’ 안무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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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건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
운동선수의 세리머니는 그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득점을 하거나 우승을 차지한 바로 그 순간은, 온전히 모든 시선을 받는 선수의 것이다. 돈과 권력으로도 쉽게 살 수 없는 소중한 찰나다. 그 짧은 시간은 약 0.013초에 불과하다는데,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는 선수의 선택에 달렸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것은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로 이적한 지금은 ‘LA’를 만들어 보여주는 방식으로 손가락 모양을 약간 변형했다. 세계적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알나스르)의 트레이드마크는 ‘호우 세리머니’다. 양팔을 머리 위로 들어 점프한 뒤 공중에서 돌아 착지하는 동작으로, 많은 선수들이 따라 할 정도다. 육상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자메이카 출신 우사인 볼트는 자신의 ‘번개 세리머니’를 미국에서 상표출원했다. 의류나 선글라스, 신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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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세리머니는 통상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의사 표현 행위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상품성과 가치를 높인다. 물론 팀과 동료를 위한 세리머니도 있다. 동료 축구선수의 출산을 축하하며 팀워크를 다지기도 하고, 동료의 부상이나 개인적 상실을 표현하며 함께 아픔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한다. 물론 팬을 향한 내용도 많다. 원정 응원에 나선 팬들을 향해 빗속에 일렬로 선 진흙투성이 선수들이 보여준 세리머니는 감동적이다. 케데헌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세상은 너희를 팝스타로 알겠지만 너희는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가 될 거란다.” 그렇다. 운동선수도 선수 그 이상일 수 있다. 훨씬 더. 세리머니를 통해.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ICT융합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