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혜안서울안과 원장
백내장은 눈 속의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고대 문헌에서도 이 병을 인지한 흔적이 발견된다. 치료법으로 혼탁한 수정체를 눈 속으로 이탈시키는 발와술이 시행됐는데, 그 유래는 기원전 인도에서 시작해 중국 등지로 퍼졌으며, 1970년대까지 시행됐다. 이후 수술 현미경과 미세수술기구의 발전과 함께 수술 기술도 발전해 현재는 초음파 유화술과 펨토초 레이저 수술이 표준이 됐다. 수술 장비와 기술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로봇수술 도입까지 시도되고 있다.
현대의 백내장 수술은 혼탁된 수정체를 안전하게 제거한 뒤, 인공수정체를 넣어 원래의 역할을 대신하게 하는 방식이다. 흥미롭게도 인공수정체의 발명은 전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영국 안과 의사 해롤드 리들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눈 속에 파편이 박힌 전투기 조종사를 치료하며, 파편이 오랜 시간 동안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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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체의 광학적 기능과 종류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어 진료실에서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또한 제조사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인공수정체를 선보이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백내장 수술의 꽃은 인공수정체다”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여러 가지 깨달음을 준다.
현재 인공수정체의 주요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작은 절개를 통해 삽입할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은 약 2mm 정도의 작은 상처로 이루어지며 이 상처를 통해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인공수정체는 길이 12mm 정도로 주사기 형태의 기구 안에서 접히면서 작은 상처를 통과한 후 눈 속에 위치해 원래 형태로 펼쳐지며 자리를 잡는다.
둘째, 난시 교정 기능이 있다. 과거에는 난시가 있을 경우 수술 후에 난시용 안경을 착용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난시 교정이 가능한 인공수정체가 개발돼 수술 후 안경 없이도 좋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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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인공수정체는 우연과 영감, 그리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보편적인 의료 기술로 자리 잡게 됐다. 현대의 가장 성공적인 수술 중 하나인 백내장 수술은 인공수정체 덕분에 시력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큰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길게는 노년층의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백내장은 누구나 겪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적절한 수술과 맞춤형 인공수정체 선택으로 시력 기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보다 밝고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인공수정체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며, 이 기술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으로 다가올 것임은 분명하다.
김명준 혜안서울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