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했던 전 스키 국가대표 서정화(왼쪽)는 은퇴 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동아일보DB·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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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스포츠부장
10여 년이 지난 현재 그는 법무법인 YK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뒤 지난해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서정화는 “어린 마음에 ‘국가대표가 안 되면 체육 선생님을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당시에도 꿈은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모님도, 나도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년 뒤 그는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엔 다행히 대표팀에서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걸 허락해줬다. 고교 졸업 후 대학은 운동과 학업을 같이 하는 게 당연한 미국으로 갔다.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동아시아 국제 관계를 전공한 그는 “대회에 나갈 때는 에세이 등을 과제로 대신 제출해야 했다”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운동에만 매몰되지 않아 좋았다. 사람은 누구나 온-오프(on-off)가 있어야 하는데 내 경우엔 ‘온’이 운동이었다면 ‘오프’는 공부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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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와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그는 은퇴 후 변호사가 될 수 있었다. 어릴 때부터 고민했던 스포츠 인권과 관련된 문제가 로스쿨을 선택한 계기가 됐다. 서정화 변호사는 “현재 일하고 있는 로펌에서 민사와 형사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건을 접하며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분야를 전문으로 하든 스포츠 인권과 관련된 문제는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업무와 별개로 그는 현재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선수위원을 맡으며 시민단체인 스포츠인권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변호사로 일하면서 그는 운동을 시작한 후 거의 떨어져 지냈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선수 생활을 할 때보다는 훨씬 시간과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운동도 꾸준히 한다. 일주일에 두세 번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러닝과 근육 운동을 한다. 최근에는 동료 변호사와 함께 클라이밍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 마음의 고향은 스키 슬로프다. 은퇴 후에도 가끔 스키장에서 눈 위를 달렸던 그는 지난해부터 전국체전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모굴 종목에 출전하고 있다. 결과는 작년과 올해 모두 일반부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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