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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즐기는 나폴리 정통피자… ‘피자이올로’가 만든 마르게리타 맛은?

입력 | 2025-08-14 17:35:08

더 키친 일뽀르노에서 피자 총괄을 맡고 있는 오태식 셰프가 14일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시그니처인 ‘지오반니 피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나폴리는 피자의 발상지다. 베수비오 화산 옆에 있는 나폴리는 화산암이 흔해 내열벽돌이 발달했는데, 이를 쌓아 만든 나폴리식 화덕에 피자를 구워낸다. 대표적인 정통 나폴리 피자로는 마르게리타 피자가 있다. 토핑도 이탈리아 국기의 3색을 상징하는 바질, 치즈, 토마토 소스 3가지만 사용하는 피자다.

국내에도 이탈리아 음식점이 많기 때문에 마르게리타 피자를 접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단순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재료가 사용됐을 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피자인 만큼 ‘정통의 맛’을 경험하긴 어렵다.

국내에서는 더 키친 일뽀르노에서 가장 정통에 가까운 마르게리타 피자를 맛볼 수 있다.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정통 나폴리 레스토랑인 이곳에는 오태식 셰프가 피자 총괄로 있다. 오 셰프는 지난해 ‘APN 나폴리 피자 세계 챔피언십’ Pizza Napoletana S.T.G(Specialita Traditionale Garantit) 부문에서 마르게리타 피자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피자의 본고장에서 피자이올로(Pizzaiolo, 피자 장인)로 인정을 받은 셈이다. 현재는 APN Corea(나폴리피자 장인 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13일 일뽀르노 광화문에서 만난 오 셰프는 “S.T.G 부문은 정통성 있는 마르게리타와 마리 나라 피자만 심사한다. 외국인이 수상하긴 어려운 부문이라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상을 받게 됐다”며 “맛도 평가하고 이탈리아 문화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탈리아의 셰프들이 심사를 봤다”고 설명했다.

오 셰프는 일뽀르노에서 자신의 이탈리아식 이름을 딴 ‘지오반니 피자’를 선보이고 있다. 모르타델라 햄에 피스타치오 페스트로 만든 마르게리타 피자다. 실제로 경험해본 지오반니 피자는 첫 입에서부터 진한 치즈 풍미가 느껴졌다. 이어 모르타델라의 부드러운 짠맛과 피스타치오의 고소함이 어우러지면서 조화를 이뤘다.

더 키친 일뽀르노는 여름시즌 메뉴로 오태식 셰프의 ‘지오반니 피자(위)’와 김소정 셰프의 ‘로사 피자(아래)’를 선보인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일뽀르노에서는 김소정 셰프가 자신의 이탈리아 이름을 내 건 ‘로사 피자’도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판체타 햄과 벨기에산 알감자로 만든 피자 위에 레드 페퍼 드롭과 로즈마리로 맛의 포인트를 더한 메뉴다. 이 피자로 김 셰프는 올해 ‘APN 나폴리 피자 한국 챔피언십’ 클라시카(Classica) 부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 셰프는 대회에서 “이탈리아의 정통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재료들의 맛의 조합과 풍부한 풍미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로사 피자는 재료들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짭짤한 햄‧감자 토핑에 로즈마리와 레드 페퍼 드롭이 경쾌함을 더하면서 균형 잡힌 맛을 선사했다.

오태식 셰프가 더 키친 일뽀르노에서 직접 피자를 굽고 서빙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일뽀르노는 지오반니 피자와 로사 피자를 여름시즌 메뉴로 전 매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품질 관리는 피자 총괄이 오 셰프가 직접 관리한다. 그는 “출근을 하면 매장에서 반죽을 준비한다. 피자의 퀄리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아무래도 도우이기 때문이다. 도우 컨디셔너라는 냉장고에 반죽을 넣어 일정한 온도로 도우를 숙성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일 피자를 한 판씩 꼭 먹어본다. 파스타의 경우 중간에 간을 볼 수 있지만 피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피자를 준비하면서 그날의 도우 상태와 간을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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