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끝까지 다정하기로 했다/폴커 키츠 지음·윤진희 옮김/282쪽·1만9800원·김영사
사진출처=pixabay
광고 로드중
아버지는 병원에 있고 싶어 하지 않았다. 대신 집 소파에서 TV를 볼 때마다 “난 여기가 참 좋구나”라며 편하게 미소지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아들은 아버지를 집에서 모셨다. 대신 더 자주, 면밀히 아버지를 관찰할 도구가 필요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아들이 매 순간 돌보지 않더라도 아버지는 어느 정도 ‘정상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상황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어느 날 아버지는 현관문 밖에서 한참을 서있었지만 끝내 문을 열지 못했다. 그 뒤론 문밖으로 나가기를 두려워하며 집 안에 칩거했다.
자식은 부모의 나이 듦을 바라보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의 경험담을 담담하게 전하며 늙은 부모를 마주하고 끌어안는 법을 전하는 자전적 에세이다. 부모를 돌보는 자녀로서 겪어야 했던 갈등과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의 무게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저자는 독일 쾰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저널리스트와 시나리오 작가, 저작권 전문 변호사 등으로 일했다. ‘마음의 법칙’(2022년)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광고 로드중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을 적어도 한 명은 곁에 두고 있어야 한다. 고통받을 때 함께 고통을 느끼고 우리를 위해 애쓰는 사람. 어쩌면 우리 삶의 과제이자 노후 대비는 그런 존재를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