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스 남베르거 트레일러닝 선수. @hannesnamberger 인스타그램
트레일러닝의 인기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트레일러닝 인구는 지난 10년간 230% 이상 증가했고 이러한 흐름은 국내 러너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트레일러닝 참여층을 점차 넓히고 있다.
최근 초보자도 접근할 수 있는 짧은 거리의 코스와 다양한 지역 기반 대회들이 전국에서 활발히 열리고 있다. 이 흐름은 2025년 여름에도 이어졌다. 7월부터 9월까지 트레일러닝 대회가 열리는 곳은 약 10곳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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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자를 위한 코스 확산… ‘10km 전후’가 대세로
과거 트레일러닝 대회는 30km 이상 중·장거리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10~15km 거리의 입문 코스가 꾸준히 늘고 있다.평창 ‘Go 대관령 트레일런’은 10km 코스를 별도로 마련했고 제천 금수산, 장수 쿨밸리 트레일레이스 등도 15km 내외의 코스를 운영했다. 영덕 블루로드 희망레이스는 가족 참여도를 높이겠다면서 6.5km 코스도 내 놓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트레일러닝 대회 중 하나인 ‘서울100K’는 기존 50km, 100km 울트라 코스 외에 서울 둘레길을 활용한 10km 단거리 코스를 신설하며 일반 러너의 문턱을 낮췄다.
오는 9월 6일 강원도 태백시에서는 ‘2025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이 열린다. 이 대회는 국내외 러너들이 백두대간의 절경을 달리는 코스로 태백산과 함백산, 운탄고도6길, 폐광 갱도 등 지역 고유의 자연과 역사 자원을 연결해 구성됐다. 코스는 13km, 23km, 30km, 51km의 총 4개 구간으로 입문자부터 숙련 러너까지 모두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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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의 공식 파트너사인 다이나핏은 단순한 후원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전문성을 녹여낸 방식으로 국내 트레일러닝 대중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트레일러닝에 뿌리 둔 다이나핏의 전략
하네스 남베르거 트레일러닝 선수. @hannesnamberger 인스타그램
다이나핏은 1950년 스키 부츠로 출발한 독일 스포츠 브랜드로 올해 창립 75주년을 맞았다. 산악 스포츠에 뿌리를 둔 이 브랜드는 현재 국제트레일러닝협회의 공식 파트너사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트레일러너들과 함께 제품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독일 남부 키엠제 지역에는 약 750평 규모의 다이나핏 애슬릿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은 선수들이 훈련과 재활, 장비 테스트를 병행할 수 있는 통합 공간으로 활용된다. 다이나핏의 후원을 받는 세계적인 트레일러닝 선수 하네스 남베르거는 국제 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며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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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트레일러닝 시장에서도 성장… 신발 수입 820%↑
국내 시장에서도 트레일러닝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여름철 대회는 전무하다시피 했지만 2025년 현재는 7~9월 사이에만 10개 넘는 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다. 다이나핏 역시 올해 트레일러닝 관련 제품 수입 물량을 전년 대비 대폭 확대했다고 한다. 다이나핏에 따르면 신발은 820%, 용품은 360%, 의류는 140% 증가했으며 국내 지형과 기후에 맞춘 자체 기획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대회 운영과 앰버서더 커뮤니티 활동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소비자와의 연결도 넓혀가고 있다.트레일러닝은 이제 계절을 가리지 않는 야외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기록 경쟁보다 자연과 호흡하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이 종목은, 한낮 기온이 38도를 웃도는 혹서기에도 전국 각지에서 대회가 이어지고 숲과 산을 찾는 러너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트레일러닝 대회 후원사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에도 트레일러닝에 대한 참여 열기가 식지 않는 건 이 종목이 기록보다 경험 중심이라는 점에서 오는 매력 덕분”이라며 “특히 초심자를 위한 짧은 거리 코스와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트레일러닝은 더 많은 사람에게 열린 운동, 그리고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야외 여가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