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확대 차질] 남양주왕숙 이제야 1030채 첫분양… 하남교산은 10년 넘어야 입주할듯 토지보상 갈등 길어지며 속도 못내… 군부대 이전 등 부처간 협의도 안돼 용적률 상향땐 사업 더 지연될수도
경기도 남양주 왕숙2 예정 부지. 뉴스1
● 강남 가까운 하남교산은 2029년에 첫 입주
국토교통부는 24일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지구 A-1·A-2블록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26일 본보기집을 일반에 공개하는 등 청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남양주왕숙 내 첫 분양으로 공급 물량은 1030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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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자체가 2년 이상 지연되면서 입주 예정일도 연쇄적으로 늦춰졌다. 가장 속도가 빠른 인천계양은 2026년 12월 1100채 물량이 입주할 예정이다. 사업 발표부터 입주까지 약 8년이 걸리는 셈이다. 서울 강남 접근성이 우수해 주목받은 하남교산은 2029년 6월 입주가 예정돼 10년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5개 지구 중 첫 입주가 가장 늦다. 고양창릉과 부천대장은 각각 8년 7개월, 8년 8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현 정부에서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을 추진하면서 추가 주택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4월 3기 신도시에 용적률 상향, 가처분 면적 확대 등으로 2만4200채가량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업무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특정 블록에서 용적률을 높여 주택을 더 많이 지으려면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을 관할하는 전체 지구 밑그림을 조정해야 한다.
● “무리한 계획”… “기관 간 협의도 안 돼” 지적
전문가들은 정부가 신도시 조성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고 지적한다. 애초에 지키기 힘든 계획을 발표해 오히려 실수요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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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나 정부 부처, 공공기관 간 협의가 제때 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고양창릉의 경우 지구 내 공장과 군부대 이전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남교산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포획, 문화재 조사 등 추가 용역까지 겹치며 공급 일정이 지연됐다. 한국전력공사와의 고압송전선로 이설 협의가 제때 되지 않는 일도 빈번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도시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비용을 누가 댈 것이냐를 두고 LH와 지자체, 관계 기관 간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가 잦다”며 “‘말로만 원 팀’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감독해야 한다”고 했다.
입주 계획은 윤곽이 나왔지만, 이후에도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실제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건설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금융 등 다양한 방식의 사업성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LH는 “송전선로 이설과 같은 주요 갈등 요소는 미리 협의체를 꾸리고, 보상·문화재·철거 등 블록별 관리로 올해 1만1000채를 착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