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전 국민 대상 체력관리시스템 ‘측정→처방→실천→재평가’ 선순환 “美 체력관리 관계자도 ‘선진적’ 평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체력인증센터에서는 무료 체력 측정 및 맞춤 운동 처방 등이 이뤄진다. 사진은 광주 체력인증센터 체력증진교실에서 참여자들이 근력 강화 방법을 배우는 모습.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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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안 들고 몸도 건강해지고 일석이조예요. 운동하는 법을 잘 배울 기회가 없는 노인들에겐 국가가 시켜주는 퍼스널 트레이닝(PT)인 셈이죠.”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진명우 씨(81)는 요즘 하루하루가 새롭다. 병원을 전전하던 예전과 달리 석촌호수 한 바퀴(2.5km)를 내리 돌고도 지치지 않는다. ‘국민체력100’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일어난 변화다. 그는 2023년 5월 친구의 권유로 체력인증센터를 처음 찾았다. 왼쪽 무릎 통증이 심하던 진 씨에게 센터는 걷기 중심의 운동을 권했다. 몽촌토성 언덕 오르기, 계단 오르기 등 실전형 트레이닝이었다. 8주 동안 꾸준히 따라 한 결과 그는 체력인증 등급을 1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진 씨는 올해 3월 다시 센터를 찾았다. 집안일을 하면서 어깨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브리지, 스쾃 같은 맨몸 운동과 폼롤러 등 소도구를 활용해 운동하는 법을 배웠다. 이번에도 어깨 통증이 사라지고 허리 근육이 단단해지는 것을 체감했다. 진 씨는 “교육 기간이 끝난 뒤엔 아령을 사서 집에서도 계속 하고 있다”며 “병원에서는 돈 내고도 이런 걸 못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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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국가가 체계적으로 국민들의 체력을 관리해주는 모델은 해외에서도 찾기 어렵다. 미국은 쿠퍼연구소가 개발한 체력 평가 프로그램 ‘피트니스그램(Fitnessgram)’을 50개 주에서 도입하고 있지만 청소년만 참가 대상이다. 체력 평가를 받은 후 운동도 개인 몫이다. 일본은 ‘건강 일본 21’이라는 정책 아래 나이에 맞는 하루 걸음 수를 제시하며 신체 활동을 유도한다. 하지만 무료 체력 측정과 운동 처방 시스템은 없다.
반면 국민체력100은 ‘측정→처방→실천→재평가’로 순환하는 구조다. 체력 인증 이후 체력증진교실에서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고 일정 기간 후 재측정으로 등급을 갱신하며 성과를 추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단은 국민체력100을 비롯해 스포츠 활동에 참가한 이들에게 스포츠 시설 등록 및 용품 구매, 병원, 약국 이용 때 혜택을 주는 ‘튼튼머니’ 사업도 진행 중이다.
박세정 한국스포츠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은 “국민체력100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력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로 미국의 피트니스그램 관계자로부터도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센터를 추가하는 한편 암 생존자와 치매환자 등 건강소외계층에 대한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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