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항체 생긴 ‘고도 감작’ 환자 재이식 성공 올해 4월 수술…이식 3개월째, 합병증 없이 안정 찾아
50대 말기 신부전 환자가 고도 감작으로 재이식이 어려운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두 번째 신장이식 수술로 건강을 되찾고,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에게 뜨개질로 만든 카네이션 꽃다발을 전하고 있다(서울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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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신장이식을 받았던 50대 여성이 항체로 인한 거부반응 위험 속에서도 7번의 기회를 미룬 끝에 두 번째 이식에 성공했다. 이식 후 건강한 상태로 회복한 환자는 의료진에 감사 편지를 전하며, 기다림의 시간 끝에 다시 삶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17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장기이식센터를 통해 20년 가까이 혈액투석을 받아온 여성 환자 경 모 씨가 지난 4월 뇌사자 신장을 기증받아 두 번째 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 씨는 수술 3개월이 지난 현재 이식 신장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경 씨는 20대 초반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고 장기간 혈액투석 치료를 받았다. 1999년 첫 신장이식을 통해 평범한 일상을 기대했지만, 이식 7년 만에 거부반응이 발생하면서 다시 투석 치료를 시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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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씨는 기약 없는 대기 기간 동안 뜨개질을 하며 마음을 붙잡았다. 조카를 위한 모자와 장갑, 어머니 생신선물로 만든 식탁보까지 손수 만든 소품들을 주변에 나누며 긴 투석 치료를 견뎠다. 의료진도 항체 반응에 대한 정밀 분석과 대비책을 마련하며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을 수 있다”고 격려했다.
올해 4월, 유전자형이 비교적 잘 맞는 뇌사자 공여자가 나타났고, 항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식 전 항체 주사 등 예방 치료를 진행한 뒤 수술이 이뤄졌다. 경 씨는 수술 2주 만에 퇴원했고, 3개월이 지난 현재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없이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그는 병원에 보낸 편지에서 “저에게 두 번째 기회는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다시 한번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을 선물 받게 됐다”며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경 씨를 오랜 기간 진료해 온 정병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투석 기간이 길어질수록 혈관 석회화 같은 합병증으로 이식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분은 철저한 식이조절과 자기관리를 해왔기에 좋은 기회를 지킬 수 있었다”며 “생명을 나눠주신 뇌사자와 유가족께 깊이 감사드리며, 지금도 투석 치료를 견디며 이식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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