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 내용, 왜곡 활용말라”… 李대통령 국무회의서 두번째 경고 이진숙, 작년 탄핵뒤 보수 유튜브서… “가짜 좌파와 싸우는 전사” 언급 감사원 “정치중립 위반” 與 “사퇴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국회(임시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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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감사원으로부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주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짜 좌파와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는 등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요구로 감사가 실시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 위원장의 거취 논란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이날 “정치 중립의 의무를 위반하고 방송통신위원회를 망가뜨린 이 위원장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 감사원 “이진숙, 정치적 중립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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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발언은 이 위원장이 지난해 8월 국회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뒤 같은 해 9, 10월 ‘펜앤마이크TV’, ‘고성국TV’ 등 보수 유튜브 방송에 4차례 출연해 한 발언들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 위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돼 올해 1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10일 방송에서 본인을 ‘보수 여전사’라고 부르는 데 대해 “그 가짜 좌파들하고는 우리가 싸우는 전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9월 25일 방송에서는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이 위원장의 유튜브 출연과 발언 행위는 단순한 개인적 의견 표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특정 정당에 반대하는 취지가 명백한 발언에 해당한다”면서 “방통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與, 이진숙 향해 자진 사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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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통위원장 참석한 국무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정을 논하는 자리이기에 비공개 회의 내용을 개인 정치에 왜곡해 활용해선 안 된다”고 질책했다. 이를 두고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뒷줄 왼쪽)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이 이 위원장에게 ‘경고장’을 날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 존중감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