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편대숙주질환(GVHD)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을 앓고 있는 영화음악 작곡가 조시형 씨(오른쪽)와 GVHD 전문가인 윤재호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가 GVHD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GVHD는 어떤 질환인가.
윤재호 교수=“Graft-Versus-Host Disease의 앞 글자를 따서 GVHD라고 부른다. 공여자 면역세포가 환자 몸에 들어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그 반응이 심한 경우를 말한다.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의 50%에서 중증으로 발생한다.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는 이유는 환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지 못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의 면역세포를 이식하면 그 면역세포가 환자의 암세포를 제어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여자 면역세포가 환자 몸에 들어가서 암세포에도 작용하지만 원치 않게 정상세포에도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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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형 환우=“2022년 2월에 T세포 림프모구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마치고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한두 달 뒤 재발하면서 다시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후 동생에게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처음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을 땐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유전자 검사 중 특이점이 있어 냉동해 뒀던 세포를 다시 주입하는 림프구 주입술을 받았다. 이후 급성 GVHD가 발생하면서 고열과 붉은 반점, 부종, 진물 등 증상을 겪었다. 하루에 20회 가까이 설사도 했다. 침이 전혀 나오지 않아 입을 벌릴 때 점막이 벗겨지는 듯한 증상이 생겼다. 간 수치도 급증해 입원했고 4개월 정도 치료받았다.”
―GVHD는 어떻게 치료하나.
윤 교수=“1차 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주사제다. 70∼80%에서 치료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2주 이상 스테로이드를 사용해도 병이 호전되지 않거나 한 달 뒤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듯하다가 용량을 줄이면 다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스테로이드 불응성 숙주 반응으로 진단한다. 스테로이드 불응성인 경우 치료가 어렵고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도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는 룩소리티닙(자카비)이 2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3차 치료제인 벨루모수딜(레주록)이라는 신약도 국내에서 승인됐다.”
―신약은 효과가 좋지만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조 환우=“그렇다. 3차 치료제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실제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지금은 2차 치료제로 어느 정도 증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 만성 숙주병이 어느 곳에든 나타날 수 있어 항상 불안감을 안고 살고 있다. 3차 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다른 환우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조 환우=“투병할 때 사실 매일 모든 순간이 어려웠다. GVHD는 증상을 자세히 설명해야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 인식이 낮은 질환이다. 이번 기회에 이 질환이 많이 알려지고 신약도 빨리 건강보험이 적용되길 바란다. GVHD는 잘 치료받아 조절되면 3개월 또는 1년 뒤엔 저와 같이 좋아진다. 당장엔 많은 불편함이 있지만 희망을 가지고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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