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부인 사라 여사가 3일(현지 시간) 하마스 무장세력이 공격을 감행한 2023년 10월 7일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가자 접경지대 인근 니르 오즈 키부츠를 방문해 가자지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서 있다. 당시, 이 지역 주민 상당수가 살해되거나 납치됐다. 2025.07.04. 니르 오즈=AP/뉴시스
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측 모두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 본토에 미 역사상 최초로 공습을 감행해 양측 휴전을 이끌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의 휴전도 이끌어내 외교 치적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우리의 조건대로 (휴전)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기존의 강경 행보를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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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일 도하에서 약 3시간 30분간 휴전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이스라엘이 카타르 측에, 하마스가 이집트 측에 각각 입장을 전달하는 간접 회담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측은 미국이 전달한 중재안에 따라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생존 인질 10명 및 시신 18구를 인계하고, 이후 ‘60일 휴전’을 발효하는 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수정 의견을 내면서 결렬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5.06.13. 텔아비브=신화/뉴시스
하마스는 만약 양측이 60일 휴전에 합의하고 이 기간에 영구 종전에 대한 협상이 끝나지 않는다면 휴전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이스라엘 측이 거부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 또한 요구하고 있다. 역시 이스라엘 측이 거부하는 사안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는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까지 이스라엘이 직접 통치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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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위기 맞은 하마스
휴전 협상의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는 물론이고 그간 하마스를 지원했던 이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등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와 표적 공습으로 하마스는 물론이고 이란과 헤즈볼라 등의 전력도 모두 크게 약화한 만큼 이들 적대 세력의 완전한 무력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부인 사라 여사가 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가자 접경지대 인근 니르 오즈 키부츠를 방문한 가운데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과 지지자들이 그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무장세력이 공격을 감행한 2023년 10월 7일 이후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고 당시, 이 지역 주민 상당수가 살해되거나 납치됐다. 2025.07.04. 니르 오즈=AP/뉴시스
하마스는 휴전 후 가자지구를 계속 통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하마스 고위 장교는 6일 영국 BBC에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하마스 지도부의 95%가 숨졌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력을 80%가량 상실했다”고 전했다.
한편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설립한 싱크탱크가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후 구상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6일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5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이주 비용을 지급해 이들을 가자지구 밖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이 포함됐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