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채널A 제44회 동아모닝포럼 “전문가가 대규모 통합 운용땐… 장기 투자로 고수익 거둘수 있어 실질적인 노후 소득 제공 가능” “고비용땐 효율성 떨어질 수도”
퇴직연금 제도가 올해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저조한 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수익률은 최근 10년 평균 2.31%로 예금 금리보다 낮다. 지금처럼 근로자 개인에게 운용을 맡기기보다 전문 기관이 자산을 통합 운용하는 방식(기금형)을 도입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기금형은 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는 우려도 있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퇴직연금, 기금형 도입의 방향은’을 주제로 제44회 동아 모닝포럼을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개최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431조7000억 원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400조 원을 넘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퇴직연금, 기금형 도입의 방향은’을 주제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6일 열린 제44회 동아 모닝포럼에서 축사를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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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에는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 이준호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 정원석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류혁선 KAIST 경영대 초빙교수, 이기택 KB국민은행 연금사업부장이 참여했다(왼쪽부터).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토론자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기 투자가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류혁선 KAIST 경영대 초빙교수는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올리려면 전문가가 오랜 기간 분산 투자해야 한다”며 “퇴직금은 조기 인출을 쉽게 할 수 없도록 하고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하면 보험과 연계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별 수익률을 공개해 가입자들이 수익률 높은 기관으로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업자의 책임도 강조됐다. 류 교수는 “자산 운용의 핵심은 시장 흐름을 분석하고 우량 자산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상품을 방치해 가입자들이 손해를 보게 하면 미국, 호주처럼 사업자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은 “가입자들이 기금형을 받아들이려면 사업자가 얼마나 책임을 다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퇴직연금 가입자의 90%는 현재 필요 때문에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가입자들의 이런 선택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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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머지않아 1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독립적인 기관이 책임 있게 운용하면 투자에 신경 쓰기 어려운 이들에게 실질적인 노후 소득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중소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률을 높이면 퇴직금 체불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퇴직 연금의 성공적 운용이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선진국은 전 세계 시장에서 수익을 거둬 은퇴자들이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한국도 이들 나라처럼 자본시장에서 얻은 과실을 근로자들이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