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는 과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산업도시였다. 1969년 조성된 구미국가산업단지가 1970~1980년대 섬유·전자, 1990년대 전자·가전, 2000년대 모바일·디스플레이, 2010년 이후 차세대 모바일·의료기기·자동차부품·탄소섬유 등 시대에 따라 국가 주력산업을 이끌며 대한민국 경제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산단 시설 노후화와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현재는 심각한 쇠퇴위기를 겪고 있다.
산업단지 성장과 함께 진미동, 인동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규모 원룸촌도 텅텅 비어가고 있다. 산업단지 내 기업들이 수도권이나 해외로 이전하면서 원룸을 보금자리로 삼았던 근로자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원룸 공실률은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원룸촌이 텅텅 빈대다가 건물 노후화로 원룸촌 일대의 마치 슬럼가처럼 변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3월 경북 구미시 황성동 라마다 바이 윈덤 구미 호텔에서 구미시 관계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원룸 공실 해결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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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지역 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포항시는 올해 초부터 지역 내 빈집과 빈 건축물을 예비창업자, 예술가에게 무상으로 임대해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빈집과 빈 건축물을 무상으로 임대해주는 임대인들에게는 보수 및 리모델링을 지원할 예정이다. 상주시는 빈집을 소유한 임대희망자를 모집해 지역으로 전입하는 청년이나 사회적약자에게 5년 동안 무료로 임대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덕과 울진, 경주, 포항 등 동해안권 지자체에서는 어촌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귀어귀촌자들에게 임대해주거나 바다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형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농촌 내 빈집을 활용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민박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