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공습 받은 직후의 이란 포르도 핵 시설 모습. AP=뉴시스
이날 CNN에 따르면 DIA의 평가는 미군의 공격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면 파괴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다르다.
미군은 21일(현지 시간) 감행한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 작전에서 최신형 벙커버스터인 GBU-57 폭탄, 정밀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로 이란 핵시설 3곳을 공격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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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CNN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생산해 보유하고 있던 농축우라늄은 파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 재고 대부분이 미국의 공격이 있기 전 이동됐고, 이로 인해 핵물질 대부분이 파괴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에는 이란의 피해가 대체로 지상 구조물에 국한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밀집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까지 피해를 입혔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기념비적(Monumental)’, ‘말살(Obliteration)’ 같은 표현에 해당하는 피해가 이란 핵시설에 있었는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19일 포르도 시설 터널 입구에선 화물 트럭 16대가 포착됐고, 하루 뒤엔 터널 입구에 새로운 흙더미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란이 주요 장비와 우라늄을 옮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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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DIA 보고서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CNN에 “전적으로 틀린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NN도 DIA의 보고서가 초기 평가인만큼 최종 보고서에는 다른 결과가 담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네덜란드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목표물을 타격했고 그것은 사라졌다”며 “CNN은 전부 쓰레기(scum)이자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 조종사들에게 상처를 주고, 나를 깎아내리려고 한다”고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