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경쟁 나선 금투업계 한투증권, 칼라일그룹과 협력 삼성증권은 블랙스톤과 협업 뉴욕거래소에 ‘국내 상품’ 상장 투자 정보-데이터 제공도 늘어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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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최근 글로벌 유수의 업체들과 손잡고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나 마케팅 경쟁에만 몰두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해외 상품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상품군도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PEF와 손잡고 차별화 상품 출시 나선 금투업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자회사 글로벌X 임직원들이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투자하는 금융 상품을 국내에 확대 공급하는 한편 골드만삭스의 시장 전망을 활용한 리서치 자료를 국내 투자자들과 공유하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앞서 골드만삭스가 운영하는 채권형 펀드와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를 ‘한국투자 GS 멀티인컴 펀드’로 판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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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도 최근 세계 최대 대체 자산운용사 블랙스톤과 협업에 나섰다. 블랙스톤의 대표적인 사모대출펀드인 ‘Blackstone Private Credit Fund iCapital Offshore Access Fund SPC (BCRED-O)’에 투자하는 ‘BCRED-O’ 신탁상품을 국내 최대 규모인 1500억 원 단독 모집했다. 신한자산운용도 글로벌 크레디트펀드인 아폴로와 협업을 통해서 ‘신한아폴로크레딧’ 펀드를 내놓는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해 국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해외 투자 정보·데이터 질 상향 나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인수한 미국의 ETF 운용사인 글로벌 엑스를 통해 이번 달 인공지능(AI) 기반 상품인 ‘글로벌 엑스 투자등급회사채 ETF’를 출시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AI 기획을 위해 미국에 설립한 AI 전문 법인인 ‘웰스스팟’과 협업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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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23년 인도 현지에 인덱스 회사 미래에셋글로벌인디시스를 설립, 여기서 발굴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 상품도 내놨다. ‘TIGER 글로벌AI&로보틱스INDXX’나 ‘TIGER 글로벌AI액티브’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자산운용은 해외사와 손잡고 국내 상품을 수출하기도 했다. 2022년 미국 특화형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에 지분 20% 투자를 단행한 뒤 이들 업체와 손잡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mplify Samsung SOFR ETF(SOFR)’를 상장한 것. 이 상품은 국내 상장된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 ETF’를 현지화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KoAct 미국천연가스 인프라액티브 ETF’를 현지화한 ‘Amplify U.S. Natural GasInfrastructure ETF’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기도 했다.
투자 정보나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미국의 유명 투자 정보 회사인 ‘시킹알파’와 독점계약을 통해서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고급 투자 정보와 서비스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시킹알파의 분석 역량을 활용해 고객의 잔고와 관심 투자 대상을 토대로 투자 건전성을 짚어주는 ‘주식 인바디’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인다. 미국 서비스 사업자와 제휴해 API(타사 서비스를 빌려 쓸 수 있는 전산 경로) 방식으로 해외주식 자동 매매와 맞춤형 주문 등의 편의 기능도 출시하기로 했다. 미국 금융미디어 벤징가와 제휴를 통해 시가총액 1억 달러 이상 미국 종목의 실적, 공시, 속보 등을 바탕으로 주가 급등락 원인을 실시간 분석·요약해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2023년 미국 금융사 스티펄파이낸셜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스티펄의 미국 주식 리서치 가운데 중요 정보를 선별해 당일 제공하는 서비스 ‘슬립리스 인 USA’를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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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