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고관세 여파 경기침체 우려”… 트럼프 인하 압박에도 동결 결정 한미 금리격차 커지면 환율 더 올라… 부동산값 상승도 금리 인하 걸림돌 “8월 이후 한 차례 인하 나설 수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4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고관세 정책 여파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완화 기조를 이어가야 하지만 한미 금리 격차 확대나 중동 위험 고조,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월, 3월, 5월에 이은 네 번째 연속 동결 조치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차이는 최대 2.00%포인트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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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관세 효과의 규모나 지속 기간, 반영 시점 등 모든 것이 매우 불확실하다. 지금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당분간 추가 정보를 기다리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4%로 낮췄다. 반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치는 기존 2.8%에서 3.1%로 올렸다. 이에 대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상향됐으나 성장률은 낮아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등 장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선 12일 창립기념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연준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 금리 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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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