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관세-마약 등 현안 놓고… 美장관과 멕시코 대통령 공방 격화 LA에 340만명 멕시코계 주민 거주… ‘공동체’ 의미하는 국기 들고 시위 밴스 “외국인 폭도” 강경 대응 예고
“멕시코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더 많은 시위를 부추겼다.”(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
“모든 이민자를 범죄자 취급 하지 말라.”(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놈 장관(왼쪽), 셰인바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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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가 시위 배후” vs “법치주의 존중해야”
LA시위 ‘연대-저항 상징’으로 떠오른 멕시코 국기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민이 멕시코 국기를 흔들고 있다. 멕시코 국기는 6일부터 시작된 이번 시위에서 ‘연대’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멕시코를 포함한 라틴계 주민이 많은 캘리포니아주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같은 날 멕시코 외교부는 이번 시위 중 최소 42명의 멕시코인이 체포됐고, 이 중 4명이 추방당했다고 공개했다. 1846년까지 멕시코 영토였던 캘리포니아주는 전체 인구 3950만 명 중 약 40%가 멕시코계를 포함한 히스패닉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일대에는 멕시코계 주민 340만 명이 거주한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이 주로 멕시코계를 상대로 무리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놈 장관은 10일 취재진과 만나 “셰인바움 대통령이 폭력 시위를 부추겼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발언이 일종의 내정 간섭에 해당한다며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폭력은 미국에서는 일어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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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상원 인준청문회 당시 “불법 이민으로부터 조국을 보호하는 게 국토안보장관의 핵심 업무”라고 밝혔다. 또 “남부 국경에서 불법 이민, 마약, 인신매매 등이 판을 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같은 날 셰인바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절대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시위 배후설을 부인했다. 또 “미국 경제의 밑바닥에서 일하는 정직하고 근면한 멕시코인들을 보듬겠다”고 강조했다.
● 밴스-밀러 “외국 국기 든 폭도”
J D 밴스 부통령,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인사는 이번 시위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멕시코 국기를 들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8일 X에 “외국 국기를 든 폭도들이 이민 단속 요원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적었다. 밀러 부비서실장 또한 10일 X에 “건국의 아버지들이 싸웠던 목표가 바로 이것”이라고 시위대를 비판했다. “이들이 불법 침입자를 추방하려는 연방 법 집행을 방해하는 외국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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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