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국제식육전문박람회에 출전한 전 메이저리거 김병현. 해피라이징 제공
광고 로드중
이헌재 스포츠부장
김병현은 명예뿐 아니라 부도 얻었다.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1999년 계약금 225만 달러(약 30억 원)를 받고 애리조나에 입단했다. 이후 26년이 흘렀지만 한국 아마추어 선수 중 그보다 많은 돈을 받고 미국에 간 선수는 아직 없다. 김병현은 2003년 보스턴으로 이적하면서는 2년간 1000만 달러(약 136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야구 선수로 크게 성공한 그는 요즘 자영업자다. 방송일을 하면서 요식업을 한 지 몇 년 됐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미국 샌디에이고에 스시집을 열었고, 한국프로야구에서 은퇴한 뒤엔 태국 음식점과 일본 라멘집 등을 운영했다.
광고 로드중
그가 설립한 수제 햄버거집은 창원NC파크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입점도 했다. 최근엔 야구와 잘 어울리는 핫도그를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했다. 얼마 전 서울 양재동에 ‘BK’s 버거 앤 핫도그’라는 이름의 수제 핫도그 집을 오픈했다.
핫도그와 햄버거는 패스트푸드다. 심지어 ‘정크푸드’로도 불린다. 하지만 김병현의 생각은 다르다. “건강한 재료로 만들면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핫도그의 재료인 햄과 소시지에 푹 빠진 그는 국내 육가공기술학교 ‘훔메마이스터슐레’에서 관련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달엔 독일에서 열린 국제식육전문박람회(IFFA)에 출전해 금메달 6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IFFA는 1949년부터 3년마다 개최되는 육류 관련 국제 무역 박람회다.
김병현은 “가장 호평받은 건 부대찌개였다. 가장 한국적인 요리 방법이 독일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했던 것 같다”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느낀 쾌감을 모처럼 다시 맛봤다”고 했다. 김병현은 첨가물을 거의 넣지 않은 100%의 고기로 햄이나 소시지를 만든다고 했다. 여기에 고급 향신료를 써 풍미를 더한다고 한다.
광고 로드중
요즘 핫도그를 대하는 모습이 당시와 비슷하다. 자나 깨나 오직 핫도그 생각이다. 김병현은 “자영업이라는 게 정말 신경 쓸 게 많고 힘들 때도 많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뭔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제대로 만든 핫도그, 햄버거는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이라는 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이 분야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뒤 ‘마음의 고향’인 야구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부장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