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의장과 정당대표와의 오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천하람 개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이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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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4일 통합, 실용, 타협을 국정의 큰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낭독한 취임사에서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처럼, 모든 국민을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했다. 비상계엄과 탄핵이 남긴 상처 극복이란 과제를 안고 취임한 이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제1과제로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만들겠다”며 탈이념도 선언했다. “진보, 보수는 없다. 필요하면 박정희 정책, 김대중 정책도 구별 없이 쓰겠다”는 약속도 했다. 지난해부터 내놓았던 실용주의 정치에 대한 의지를 취임사에서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선제적 소통 행보는 취임 후 첫 오찬에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를 초청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쟁 같은 정치가 아닌 대화하면서 경쟁하는 정치를 바란다”고 했고,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자주 연락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 3년은 정치 대화가 실종됐던 시기였다. 윤 전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제대로 대화한 것은 지난해 차담이 유일했다. 이런 틀을 깨고 이 대통령이 정치 대화 복원에 나설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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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노력은 어쩌면 하루이틀 내로 고비를 맞을 수도 있다. 민주당이 대선 전 공언한 각종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다. 역대 모든 대통령은 취임사에 장밋빛 미래를 담았다. 그러나 실제 국정은 여러 이유로 약속에서 멀어지는 과정이 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치열한 공방 상대였던 야당에 손을 먼저 내밀었다. 그런 시도가 범여권의 조율된 노력으로 이어질지, 야당이 반대 일변도라는 그동안의 공식을 벗어나 손을 마주 잡을지 온 국민이 양쪽 모두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