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구 레이델 대표 인터뷰
그는 혈관 속 찌꺼기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청소해 주는 고밀도 지단백(HDL)에 관심을 갖고 한국 최초로 HDL 연구소를 세웠다. HDL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오히려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 심근경색, 협심증, 뇌중풍(뇌졸중) 등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저밀도지단백(LDL)은 친숙하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은 이상지질혈증의 주범이다.
건강한 혈관 전도사 이병구 레이델 대표가 최근 자서전 ‘베스트옵션’을 출간했다. 이병구 레이델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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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장으로 바뀐 사업과 인생
이 대표는 자타 공인 ‘HDL’ 전도사다. 지난 20년간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많은 학자와 제약기업이 총콜레스테롤 또는 LDL 콜레스테롤을 어떻게 얼마나 낮추는가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 대표는 시종일관 HDL의 품질과 양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HDL은 혈관 청소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HDL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호주 약국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그림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이라는 제목의 분홍색 책 속에는 콜레스테롤이 쌓여 막히고 병든 혈관과 건강한 혈관의 단면이 그려져 있었다. 이 대표는 “혈관이 막히기 전에 예방하고 병든 혈관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야말로 제가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만성질환은 결국 혈관이 병들어서 생기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혈관을 건강하게 해줄 답을 찾아 호주에서 쿠바로 날아갔다. 쿠바국립과학연구소 과학자들은 HDL을 높이면 혈관 내막 속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플라크 크기가 줄어 혈관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쿠바산 사탕수수에서 추출 정제한 폴리코사놀이 HDL을 15%까지 높인다는 인체 적용 시험 결과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호주와 한국, 대만, 일본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쿠바산 폴리코사놀의 기능성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고 폴리코사놀은 현재 700억 원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 제품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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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70세, HDL 나이는 40대”
지난 30년간 꾸준하게 폴리코사놀을 먹어 온 이 대표의 HDL의 품질과 양은 어떨까. 그 답은 뜻밖에도 그의 명함에 있었다.
얼마 전 HDL 연구원에서 전자 투과 현미경(TEM)으로 확인한 자신의 HDL 입자 사진을 누구나 볼 수 있게 명함에 넣은 것. 올해 70세인 이 대표의 HDL은 고지혈증을 앓는 35세 남성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HDL 품질과 기능만으로는 40대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 이 대표는 “저는 HDL을 장수 인자라고 부른다”며 “질병 없이 장수하려면 혈관이 건강해야 하고 HDL의 수치가 높고 품질이 좋은 사람들이 실제로 건강하게 장수했다는 데이터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HDL이야말로 초고령화 시대에 꼭 필요한 건강관리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얼마 전 카를로스 핀레이 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 쿠바 대통령이 인류에 이바지한 과학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상으로 한국 기업인으로는 최초의 수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기간 경제적, 사회적으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쿠바 국민을 위해 백신 개발에 꼭 필요한 장비 지원과 응급 현장 필수 장비인 의료용 산소발생기, 백신용 주사기 100만 개, KF94 마스크 100만 장 등 쿠바의 코로나 극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제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는 목적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국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을 찾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게 40년간 사업을 통해 본인이 찾은 베스트 옵션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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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