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제12회 무주 산골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무주읍 등나무운동장에서 영화를 보고 있다. 무주군 제공
초록으로 옷을 바꿔입은 자연을 배경으로, 풀벌레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제13회 무주 산골영화제’가 6~8일 전북 무주군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18개국 86편의 영화가 실내 상영관과 숲속 극장 등 야외 상영관에서 관객을 맞는다.
1일 무주군과 영화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는 기간 및 개막식 축소 등 크고 작은 변화들이 눈에 띈다. 외연보다는 내연에 집중해 영화제 낮과 밤을 가득 채운 운영을 선보인다. 그러면서도 휴양 영화제, 영화·문화 흐름을 선도하는 영화축제로서의 정체성도 살렸다.
이뿐 아니라 ‘좋은 영화 다시 보기’, ‘동시대 국내외 영화 흐름에 맞는 영화 구성’, ‘영화 보기의 즐거움’, ‘공간 맞춤형 프로그램’ 등의 전문성도 강화했다.
올해 영화제의 문은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빅토르 쇠스트룀의 1928년 작 ‘바람’이다. 이 작품은 한 여성의 정서적 고립과 고통스러운 심리를 시적으로 형상화해 무성영화 시대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영화에 라이브 연주를 결합한 복합 공연 형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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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영화제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덕유산국립공원 대집회장의 숲속 극장에서는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작 ‘플로우’를 비롯해 1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으며 한국 관객의 힘을 보여준 최고의 화제작 ‘더 폴: 디렉터스 컷’ 등 인간과 자연, 음악과 인생, 사랑과 이별, 아름다움에 관한 동시대 최고의 영화, 총 6편이 상영된다.
영화인과 관람객이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토킹 시네마에서는 영화, 문학, 건축 등 6가지를 주제로 15인의 전문가들과의 대담이 이어진다. 영화 상영 후 영화 전문가에게 해설을 듣는 강연 형식의 산골 토크도 진행된다.
아이들과 영화제를 찾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올해 ‘키즈스테이지’는 온 가족에게 행복한 놀이터를 선사하는 토이 브랜드 ‘나비타’와 함께한다. 전 세계 아이들과 애어른들에게 인기를 얻은 해외 프리미엄 장난감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국내 유명 캐릭터 ‘베베핀’을 주인공으로 한 첫 장편 애니메이션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퐁 대모험’이 산골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다. 베베핀과 함께하는 사진찍기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밖에 자연과 생태, 우정을 주제로 한 단편 영화와 그림책, 만화책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상영돼 어린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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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홍 산골영화제 조직위원장(무주군수)은 “산골영화제는 자연 속에서 즐기는 영화제, 휴식과 낭만을 콘셉트로 한 국내 유일의 휴양 영화제로 무주에 최적화된, 무주만이 할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마음껏 즐겨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