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케일럽 에버렛 지음·노승영 옮김/376쪽·2만2000원·위즈덤하우스
언어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다채로운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 델라웨어대 언어학 교수다. 그는 언어학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아마존 밀림에서 보내면서 인간의 언어와 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언어학 연구가 서구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영어와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저자는 비영어권 언어들에 집중하며 언어 간 명백한 차이를 분석한다.
영어와 한국어는 ‘미래’를 ‘앞에 놓인 것’으로, ‘과거’를 ‘뒤에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약 300만 명이 쓰는 아이마라어는 ‘오래전’이란 단어를 ‘내 앞쪽으로 멀리 떨어진 시간’으로 직역할 수 있다. 과거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아는 존재이기 때문에 앞에서 볼 수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래를 말할 때는 ‘뒤에 있다’고 표현하고 뒤를 가리키는 몸짓이 미래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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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