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방산 사업이래 가장 바빠” 제작기간 美보다 4배이상 빠르고 0.1㎜ 오차 허용 않는 기술로 승부 방산 4사, 수주잔액 100조원 눈앞
22일 경남 창원시 현대위아 2공장에서 직원들이 K9 자주포용 포신을 최종 검수하고 있다. 이 포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으로 옮겨져 최종 조립을 거친 뒤 이집트로 수출될 예정이다. 현대위아 제공
● 8개월이면 ‘뚝딱’… 폴란드 매료시킨 작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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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속도를 뒷받침한 것은 기술력이다. 원자재에 고압의 절삭유를 분사하며 포열을 뚫는 공정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약 8m 길이의 포신이 휘지 않게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차 범위가 0.1mm를 넘어선 안 된다. 포탄 속도와 사거리를 높이기 위해 포신 내부에 나선형 강선을 새기는 과정도 거친다. 최 실장은 “열변형이 가해지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으로 냉각도 병행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공정”이라며 “며느리가 와도 안 가르쳐 줄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 빅4 수주 100조 원 ‘눈앞’… 창원산단에도 활기
세계 각지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하며 신속한 납기 능력과 가성비를 갖춘 K방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소위 ‘빅4’로 불리는 국내 방위산업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가 쌓아둔 수주잔액은 100조 원을 목전에 뒀다. 이들의 잇따른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창원산단 전반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포신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뿐만 아니라 볼트 등 단순 부품을 제작하는 협력사들까지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이 덩달아 호황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실장은 “회사가 1980년대 방산 사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해 포신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5% 정도 늘었고 내년에는 이보다 40%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위아는 늘어난 생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최근 공장 내에 포신 가공 선반을 추가로 도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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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프랑스 등 유럽의 전통 방산 선진국뿐 아니라 튀르키예 같은 신흥국까지 무기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차와 자주포 등 지상화력장비에 치중된 수출 포트폴리오를 무인지상차량(UGV)이나 다족보행로봇 등 최첨단 무기 체계까지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