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장 손흥민(가운데)이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물리치고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빌바오=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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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홍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허리에 태극기를 두르고 15kg이나 되는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린 모습이 한없이 기뻐 보였다. 손흥민이 마침내 우승컵을 안았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현재 유럽 프로축구 최고의 무대는 챔피언스리그이지만 그 다음으로 권위 있는 이 대회에서의 우승은 충분히 자긍심을 느끼게 할 만했다.
이번 우승은 손흥민의 거취에도 미묘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동안 손흥민과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손흥민은 내년 여름 자유계약선수로 풀릴 수 있다. 이 경우 토트넘은 이적료를 받을 수 없다. 토트넘으로서는 이번 여름 시장에서 이적료를 받고 손흥민을 팔려는 듯했다. 이번 우승과는 별개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권을 간신히 벗어난 17위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는데, 손흥민 입장에서도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던 토트넘을 벗어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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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반대의 시각도 있다. 손흥민이 그동안 토트넘에 헌신해 왔지만 이제는 토트넘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에 더 이상 토트넘에 미련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한 토트넘으로서도 손흥민의 주가가 한층 올라간 이 시점에 거액을 받고 서둘러 파는 것이 역시 이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우승이 손흥민과 토트넘 결별에 오히려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관건은 토트넘의 전력 보강 정도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처참한 성적으로 토트넘은 반드시 전력 보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주로 젊은 선수들을 보강하고 그들을 키워 내다 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꾀해온 토트넘의 과거 행보로 볼 때 손흥민 못지않은 거물급 선수 영입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성적 추락의 책임을 물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될 가능성도 있다. 토트넘에서 젊은 선수 위주의 보강 및 감독 경질이 함께 일어날 경우 팀의 구심점으로서의 손흥민 역할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새 감독이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구상에 따라 손흥민의 입지는 달라진다. 결국 토트넘은 선수 및 감독 영입 과정과 결과를 보며 손흥민 매각 여부를 저울질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손흥민은 적어도 이번 여름 시장에서 이적할 가능성이 이전보다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내년 옵션 만기까지 토트넘에 남아 있는다 하더라도 토트넘의 개혁 결과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토트넘이 또다시 개혁에 실패하고 실패를 맛본다면 그때는 자유계약선수인 손흥민이 스스로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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