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학살 혐의로 네덜란드 국제형사재판소 구금 정치적 고향서 당선…부시장인 아들이 대행할 듯
2018년 4월 19일 소총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마닐라=AP 뉴시스
로이터통신은 비공식 집계에서 개표율 80%가 넘은 상황에서 두테르테가 경쟁자보다 8배 많은 표를 얻어 다바오 시장 선거에서 ‘옥중 승리’를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딸이자 부통령인 사라는 “취임 선서를 어떻게 할지 변호사들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에 수감돼 있기 때문에 공무는 차남이자 부시장 당선자인 세바스티안이 대신할 전망이다. 필리핀 민다뉴스에 따르면 세바스티안에 대항해 출마한 2위 후보는 이날 패배를 인정해 세바스티안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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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는 앞서 3월 11일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로 이송됐다. 두테르테 측 변호인단은 필리핀이 2019년 ICC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범죄 관할권이 없으며, 그를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월 기소를 확정하는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ICC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두테르테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다바오시 선거에서 두테르테 부자가 당선되면서 두테르테 가문의 정치적 영향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고, 필리핀 정치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남인 파올로 역시 이번 중간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현직 부통령인 딸 사라는 2월 하원에서 탄핵 돼 최종 심판을 앞두고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