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등 우크라서 회동, 휴전 압박… 트럼프도 러의 협상 태도에 불만 “푸틴, 우크라 전부 원해” 제재 지지 푸틴 “휴전 합의 가능성 배제 안해” 젤렌스키 “러, 오늘부터 휴전 응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1일 우크라이나에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직접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 젤렌스키 “러, 당장 휴전 응하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키이우 당국(우크라이나 정부)에 2022년 중단된 회담을 어떠한 전제 조건 없이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며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지체 없이 협상을 시작하자”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에서 새로운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를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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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럽 정상들은 1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회담을 갖고 러시아에 조건 없는 30일간 휴전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키이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와 서방 진영은 휴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라고 응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X에 “러시아가 마침내 전쟁 종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첫 단계는 휴전이다. 러시아가 12일부터 완전하고 지속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휴전에 응하기를 기대한다. 우크라이나는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X에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러시아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의 대화 제안은) 첫걸음이지만 충분치 않다. 휴전이 협상보다 먼저여야 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 “푸틴 우크라 전부를 원한다” 비판
휴전 논의에 소극적이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 의사를 밝힌 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며 종전을 종용했다. 앞서 3월 백악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며 회담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반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러시아와 협력하는 게 더 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독대한 뒤 대(對)러 2차 제재를 거론하며 “(푸틴 대통령이) 다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광물협정을 체결하며 관계 회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30일 휴전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협력국들은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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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