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일 전남 영암군 학산면 독천 낙지거리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5.11 뉴시스
이 후보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이날 호남에서 그 동안 이어 온 ‘경청 투어’를 마무리했다. 그는 전남 화순과 강진, 해남, 영암을 차례로 방문하며 다산 정약용 선생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실용주의’와 ‘통합’ 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이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재판을 받고 있는 자신에 빗대기도 했다.
● “반역사세력 반드시 제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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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후 전남 해남군 군민광장 야외공연장에서 연설에 앞서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도 김 후보를 윤 전 대통령과 묶어 ‘내란 동조자’로 규정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낸 점을 언급하며 “그러기 전에 국민에게 사죄부터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관계자는 “탄핵에 반대했던 김 후보가 상대 후보가 되는 것이 ‘내란 종식’ 프레임을 강조하기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메시지도 이어갔다. 그는 화순에선 “우리는 지난해 12월 3일에도 싸워 이겼고 지금도 계속되는 내란을 싸워 이기는 중”이라고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이런 반역사세력, 반민주공화국 세력을 반드시 제압하고 국민이 주인으로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자”고도 했다.
선대위도 ‘내란 종식’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6·3 대선은 윤석열과 그 추종세력을 엄중하게 심판하는 선거”라며 “변혁의 변곡점을 만들어내는 선거”라고 했다. 강훈식 종합상황실장은 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에 대해 “김 후보가 ‘반헌법세력’임을 윤 전 대통령이 확인해준 것이고, 그들이 정권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해준 것”이라고 했다.
● 다산 정약용, DJ 언급하며 ‘실용주의’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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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후 전남 강진군 강진읍 사의재를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해남에서도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핍박받은 사실을 강조하며 “김 전 대통령(DJ)이 겪은 고난에 비하면 내가 겪은 고난이 얼마나 대수겠느냐마는, 중요한 건 공인의 자세”라며 “우리가 지금 네 편 내 편 따지고, 좌우 색깔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화해하고 포용하고 용서해 국력을 한 곳으로 모아 IMF를 이겨내고 문화강국, 정보기술(IT) 강국의 초석을 깔았던 것처럼 6월 3일이 새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첫 길이 돼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를 ‘제2의 김대중’이라고 불렀다.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은 “이 후보는 DJ가 환생해서 온 것”이라 했고, 정청래 의원은 “김대중이 이재명이다, 이재명이 김대중이다”를 지지자들과 함께 외쳤다.
강진·영암=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