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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사진 한 장이 천 마디의 말보다 힘이 있다. 미국 사진가 도러시아 랭이 찍은 ‘이주민 어머니’(1936년·사진)가 그러하다. 세 자녀와 함께 있는 어머니를 찍은 이 흑백 사진은 발표되자마자 미 대공황의 고통과 모성애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랭은 어떻게 이런 세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걸까?
랭은 미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중 한 명이다. 이 사진은 농장보안국에서 근무하던 시기에 찍었다. 농장보안국은 대공황 시기 빈곤한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그중 농촌 현실을 기록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사진 사업도 있었다.
사진 속 장소는 캘리포니아 니포모 근처의 완두콩 따는 이주노동자 캠프이고, 모델은 플로렌스 오언스 톰프슨이라는 여성이다. 오클라호마주 태생으로 당시 아이 일곱을 홀로 키우는 32세의 엄마였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다 이곳까지 흘러온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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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랭은 사진 수정이 진실에 손대는 것이라 여겼지만, 이 사진에서만큼은 자신의 의도를 다분히 반영했다. 가난한 이주민 엄마를 불쌍하고 비천한 존재가 아니라,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도 위엄과 용기를 잃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진에서처럼 아이들에게 엄마는 세상에서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기둥이니까.
이은화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