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美마시모 사업부 5000억 인수 2016년 하만 9조원 이후 최대 규모 “새 먹거리 발굴” 신사업TF, 팀 격상 재계 “M&A 본격 신호탄 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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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드윌킨스(B&W)’로 유명한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 원)에 인수한다. 삼성전자가 단행한 인수합병(M&A)으로는 2016년 오디오 전문사 하만(9조2000억 원) 인수 이후 최대 규모다. 재계에서는 9년 만에 대형 M&A를 재개한 삼성전자가 앞으로 본격적으로 M&A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9년 만의 대형 M&A 나선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하만의 오디오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부터 마니아층, 차량용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 AKG 등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지난해 기준 포터블(휴대용) 오디오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차지했다. 헤드폰, 무선이어폰 등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데이브 로저스 하만 라이프스타일사업부문 사장은 “75년 역사의 오디오 전문 기업인 하만이 또 하나의 명품 오디오 브랜드 B&W를 확보했다”며 “명실상부한 오디오 명가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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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 신호탄 될지에 관심
삼성전자는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 주요 사업들이 과거처럼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하며 새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1조 원이 넘는 마지막 빅딜이 약 9년 전 하만 인수였고, 이후 대형 M&A가 없었다. 2021년에는 실적 발표회에서 “3년 내에 의미 있는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식화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위기의식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조직이었던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상설 조직인 신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달 30일 1분기(1∼3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 성장을 위한 M&A를 지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로 가시화된 게 이번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가 주목하고 있는 M&A 분야로는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비), 로봇 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에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기술을 가진 프랑스 AI 스타트업 소니오, 7월에 개인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맨틱 테크놀로지스를 잇달아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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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