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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업을 듣는 청원고 강지우 군(18)은 “평소 학교 수업을 들으며 화학1과 화학2에서 간단하게 나오는 전기화학 관련 심화 내용을 듣고 싶었다”며 “고급화학에선 평소 듣고 싶었던 전기화학 내용을 더 자세하게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이수 기준은 수업 일수의 3분의 2 출석 및 학업성취율 40% 이상 충족이다. 3년간 192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졸업 요건을 충족한다. 올해 고1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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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해 학생 본인이 다니는 학교에서 본인이 듣고 싶은 수업 개설이 안 됐을 때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을 뜻한다. ‘학교 간 공동교육 과정’에 따른 것이다. 학생에게 다양한 과목 선택 기회를 제공하고, 진로 진학 맞춤형 개별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취지다.
학교 간 공동교육 과정은 서울 전역 학생이 수강 신청을 통해 일과 시간 이후에 거점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거점형’, 지리적으로 근접한 2~4개 학교가 협의체 구성해 선택과목 및 진로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공유형’으로 나뉜다. 청원고와 청원여고의 공유 캠퍼스는 공유형 공동교육 과정에 해당한다.
청원고와 청원여고는 공유캠퍼스 자율협의체를 구성해 교육과정 공동 운영 및 학사 일정 등을 협의한다. 또 학교별 교육과정의 장점을 활용한 교과, 진로 진학 프로그램 등을 공유하고 있다. 두 학교는 각각 2개씩 총 4개 과목을 개설해 공유캠퍼스를 운영 중이다.
청원고는 수학과 인공지능, 고급생명과학 과목을 개설했다. 청원여고는 고급화학과 국제경제 과목을 운영 중이다. 개설 과목은 학생과 학부모 사전 수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학교 간 협의를 거쳐 선정했다. 공동교육 과정으로 개설된 교과목은 석차 등급을 산출하지 않고 성취도 A~E로만 성적을 산출하는 성취평가제로 운영한다. 학생이 성적 부담보다 본인 적성에 따라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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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학교 과목 개설 어려울 땐 ‘서울온라인학교’
지난달 3일 서울 송파구 잠실고의 한문Ⅰ 수업에선 ‘서울온라인학교’ 수업이 한창이었다. 잠실고 학생 16명은 각자 노트북, 전자기기 등을 켜고 이어폰 등을 활용해 실시간 쌍방향 비대면 수업을 듣고 있었다. 교사가 한자 ‘林(수풀 림)’을 컴퓨터 온라인 화면에 전자펜으로 쓰자 학생들이 “수풀 림”이라며 대답했다.
서울온라인학교 역시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서울온라인학교는 학교 요청 및 학생의 수강신청을 받아 개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개설해 온라인 수업으로 운영한다.
특히 개별 학교 요청을 받아 개설해 정규 일과 시간에 하는 수업은 ‘학교 주문형 교육과정’이라고 부른다. 잠실고 한문Ⅰ 수업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온라인학교 소속 교사가 비대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정규 수업 중에 본인의 소속 교에서 온라인(실시간 쌍방향) 방식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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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 잠실고 교육과정부장은 “1년에 한 번씩 교육과정 박람회를 열어 학과별 대학 권장 과목을 안내하고 선택과목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들으니 수업 태도와 성취도 모두 좋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