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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고 죄송” 산불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추모객 이어져

입력 | 2025-03-24 15:25:00


경남 산청군 산불을 진압하다 목숨을 잃은 창녕군 공무원 1명과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3명의 합동분향소가 24일 오전 창녕군 창녕국민체육관에 차려졌다. 아무런 인연이 없지만 “가족같은 마음에 달려왔다”는 일반 시민부터 중증장애인까지 사회 각층의 애도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 가장 먼저 분향소를 찾은 희생자 유가족들은 검은 상복과 흰 마스크를 쓰고 고인을 추모했다. 일부 유족은 부축을 받고 헌화 이후 영정 앞에 기대 고개를 숙여 기대 쏟아지는 눈물을 닦으며 연신 흐느꼈다.

오전 11시 30분경 합동분향소를 찾은 창녕군민 안모 씨(65)는 “희생자분과 전혀 인연이 없지만 같은 군민으로 가족같은 기분에 분향소를 찾았다”며 “우리가 해야하는 일까지 그분들이 대신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고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창녕군장애인근로사업장에서 일하는 중증장애인 30여명도 이날 분향소를 찾았다. 이들을 데리고 분향소를 빠져나온 김득건 사무국장은 “오늘 아침에도 근로장애인분들과 묵념을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직접 분향소를 방문하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 함께 왔다. 장애인들이 받기만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무언가를 배풀고 싶다는 마음에 찾게 됐다”고 말했다.

창녕군 14개 읍면 자원봉사협의회는 24일부터 4일간 조문 입장, 퇴장 안내 등 자원봉사에 나섰다. 조점순 자원봉사협의회장(64)는 “매일 8명씩 4일간 32명이 교대로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라며 “(군에) 어려운 일이 생겼으니 안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창녕군 국립부곡병원 영남권 국가트라우마센터도 합동분향소에 부스를 설치해 일반인들에게 심리 상담을 지원했다.

창녕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200명이 넘는 추모객이 분향소를 찾았다. 합동분향소는 24일부터 27일까지 운영되며,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창녕=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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