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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맑고 하늘이 높아 빨래를 해 널었다
바쁠 일이 없어 찔레꽃 냄새를 맡으며 걸었다
텃밭 상추를 뜯어 노모가 싸준 된장에 싸 먹었다
구절초밭 풀을 매다가 오동나무 아래 들어 쉬었다
종연이양반이 염소에게 먹일 풀을 베어가고 있었다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성우(1971∼ )
일을 열심히 했다. 얼마나 열심히 했냐면 허리 관절이 뻐근해져도 자세를 고쳐 잡지 않았고 어깨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아도 타자를 쳤다.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참았고 식사는 10분을 넘기지 않았다. 이 기세로 일해야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별한 일은 아니다. 이게 바로 현대인의 흔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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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행에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아름다운 뒷모습은 아마 ‘종연이양반’의 것이리라. 그렇지만 우리도 시의 한 조각 정도는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도시에서 찔레꽃은 못 가져도 조금은 아름다운 뒷모습을 가진 인간이 되고 싶다.
나민애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