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탈락 1년새 2배 ‘역대최대’
21일 경기도 내의 한 의과대학 도서관에 전공서적과 가운, 청진기가 놓여져 있는 모습. 뉴스1
●지난해 중도탈락 의대생 역대 최대
동아일보가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을 통해 교육부에서 2023, 2024학년도 40개 의대 중도탈락 현황 자료를 받은 결과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도탈락한 의대생은 389명으로 지난해 의대 정원(3058명)의 13%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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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별 인원을 알 수 없지만 입시업계에서는 중도탈락한 의대생 대부분 지난해 예과 1학년이었던 24학번이고 일부 예과 2학년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본다. 본과에 진입한 뒤 다른 의대에 가서 다시 공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모두 예과 1학년이라고 가정할 경우 지난해 의대 정원(3058명)의 13%가 자퇴한 셈이다.
중도탈락 학생이 가장 많은 의대는 지난해 26명이었다. 전년(10명)보다 16명이나 많았다. 다음으로는 중도탈락 학생이 20명인 의대가 1곳, 18명 3곳, 15명 4곳, 14명 1곳 등의 순서였다. 중도탈락 학생이 한 명도 없는 의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40개 의대 중도탈락 학생이 300명을 넘어선 건 역대 최대다. 마지막으로 의학전문대학원 인원을 학부 선발하기 시작한 건국대 글로컬을 고려해 2022학년도부터 따져야 정확한데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때 중도탈락 의대생은 179명이었다. 강원대, 건국대 글로컬, 차의과대를 제외한 2019학년도는 185명, 2020학년도 173명이었고, 2021학년도는 건국대 글로컬만 빼고 204명이었다. 몇 개 대학이 빠졌어도 의대 중도탈락 학생은 보통 100명대 후반, 많아도 200명대 초반이었다.
연세대·고려대·경북대 의대 1학기 등록 마감일인 21일 대구 중구 한 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학 서적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뉴시스
●지방 의대 중심 증원했는데 중도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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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400명에 가까운 의대생이 중도탈락한 것은 증원으로 앞에서 뽑아도 뒤에서 다 빠진다는 뜻”이라며 “지방 의료 강화를 위해 지방대 중심으로 증원했는데 결국 수도권으로 쏠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증원이 됐어도 자퇴생이 많아 정확하게 (24, 25학번) 더블링이 아니라 충분히 교육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24학번은 지난해 정부에 반발하며 1년을 휴학하고 올해는 25학번에게도 투쟁을 요구했는데 많은 학생이 대학 레벨을 올렸다면 결국 의대 증원 정책 덕을 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런데 정부가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동결하기로 했는데도 계속 수업 거부를 하는 명분이 없지 않느냐는 것. 이미 일부 N수 학원에는 올해도 수업 복귀가 어렵다며 의대생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원은 “지난해 의대 중도탈락 인원이 전년의 2배로 증가할 정도로 의료 교육계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는 의정 갈등을 서둘러 해소시켜 더 이상 의료 부담 문제를 국민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