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영, 7년 만에 무대 복귀 연극 ‘그의 어머니’ 현장 연습 공개
연극 ‘그의 어머니’ 주연 배우 김선영(브렌다 카포위츠 역)이 1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연습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3.19 뉴시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연극 ‘그의 어머니’가 1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에 있는 연습실을 공개했다. 매튜를 지칭하는 ‘그’의 엄마인 주인공 브렌다를 맡은 배우 김선영은 30분이란 짧은 시연 동안 여러 감정을 폭발시키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브렌다는 ‘아들을 강간범이 되도록 조장한 엄마’로 묘사된 기사를 보고 억울함에 치를 떤다. “다음 카드를 고심하자”는 변호사의 말에 “이 상황이 게임이냐”며 거부감을 드러낸다. ‘평범한 엄마로 보여야 하니 둘째 제이슨과 함께 다니라’는 조언에 고민하는 것도 잠시. 곧 하교한 제이슨에게 “엄마랑 같이 마트 가자”고 하는 뻔뻔함도 보인다. 격정적인 감정과 무거운 침묵이 교차되는 장면 내내, 관객은 ‘강간범 엄마가 저래도 되는 거야’라는 반감과 혼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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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의 어머니’ 출연 배우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연습실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 Mother of Him’는 영국 극작가 에반 플레이시(Evan Placey)의 작품으로 2010년 초연 후 캐나다 극작가상, 영국 크로스 어워드 신작 희곡상을 수상했다. 2025.03.19 뉴시스
연기의 관건은 ‘비호감 인물’인 브렌다에게 관객이 얼마나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 수 있느냐다. 연극계에서도 연기파 배우로 유명했고, 2014년 창단한 극단 ‘나베’에서 연기 디렉팅을 해온 그지만 “아직도 브렌다를 새롭게 이해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털어놨다. 대사 몇 줄을 두고 밤새워 씨름하며 새로운 감정을 깨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엔 브렌다를 너무 이해해서 비호감 인물인 걸 뒤늦게 인지해 당황했어요. 지금은 ‘아들을 잘못 키운 죄책감’을 몰랐다는 걸 깨닫고 열심히 공부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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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연출은 “가해자 가족의 심리는 우리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아주 난처한 감정인데 문학과 예술이기에 그러한 심리를 파헤쳐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선영은 이 작품을 고른 또 다른 이유로는 “무대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것이 나오는데, 그걸 말하면 스포일러가 돼 공개할 수 없다”며 “그 장면은 공연장에서 확인해 달라”고 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