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호텔종사자 양성 교육 중장년 일자리 창출, 호텔 구인난 해결 지난해 213명 수료, 78명 취업에 성공 올해도 교육 프로그램 5회 운영
“스스로 설 수 있는 두 다리만 있다면 이렇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서울 중구 모헤닉호텔에서 만난 김현철 씨(56)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지난해 서울 중구가 운영하는 호텔종사자 양성 과정을 수료한 그는 같은 해 4월부터 이곳의 시설 관리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씨는 “3개월간 일 없이 지내던 중 우연히 구청에서 호텔리어 양성 교육을 한다는 걸 듣고 일주일 교육 받아둬서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했다”라며 “수업을 듣다 보니 장기적인 안목에서 70대가 되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고 현재 업무에도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관내 호텔 많다는 점에 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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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4회 프로그램에 총 213명이 지원해 과정을 수료했고 이 중 155명이 구청과 협약을 맺은 53곳의 호텔에 취업을 지원해 78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는 프로그램이 총 5회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호텔종사자 양성 과정을 듣고 취업에 성공한 김 씨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인쇄업체에 종사했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며 20여 년 간 종사한 곳을 몇 해 전 떠나야 했다. 그는 “미래가 불안하니 도태되지 않으려 코딩, 웹 개발 프로그램 등을 배웠다”라며 “하지만 정작 원서를 넣고 보니 20~30대가 대부분이라 50대가 설 자리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우연히 참여하게 된 호텔종사자 교육은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이론을 배우고 실무를 거치며 시설을 유지관리하고 보수하는 일에 매력을 느낀 김 씨는 양성 과정이 끝난 뒤 구청과 협약을 맺은 호텔에 원서를 냈다. 한동안 연락이 오지 않아 불안할 때 담당 컨설턴트가 “놀고 있을 인재가 아니니 걱정 말라”며 적극적으로 격려해주기도 했다. 결국 합격 소식을 받은 그는 현재 호텔 방 정리 정돈 및 상태 점검, 시설 유지보수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올해 약 100개 호텔과 협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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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는 올해부터 약 100개 호텔과 협약을 맺고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호텔종사자 양성과정은 지역경제와 구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중구만의 특색있는 일자리 지원 사업”이라며 “원하는 구민 누구나 일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