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12일 기자 문답 형태의 성명을 통해 “중국은 펜타닐 계열 약물에 대해 가장 엄격한 통제를 행사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펜타닐류 약품 수출량은 12.3㎏으로 대부분 한국,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수출됐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은 아예 수출 대상국이 아니라는 게 약품관리국의 설명이다.
미국은 중국 당국이 미국으로의 펜타닐 불법 반입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약품관리국은 “펜타닐류 약품 제조 기업들이 불법 생산을 하거나, 펜타닐 약품이 불법 채널로 유입된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수출 승인을 엄격하게 진행하며, 불법 경로 유입을 철저히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고 로드중
중국은 미국이 펜타닐을 빌미로 중국을 압박하는 것을 반대하는 뜻을 줄곧 밝혀왔다. 다만 백서 발간에 이어 약품관리 담당 부처에서 별도 설명을 내고, 외신까지 불러 설명 자리를 마련한 건 그동안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그쳤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두고 먼저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 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트럼프식 압박’이 중국에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은 미국이 협상에 나서지 않고 대중 추가 관세를 계속 올리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대중 60% 관세’를 공언했다. 취임 직후인 2월 4일에 10%, 이달 4일에는 관세율을 다시 10% 추가로 높였다.
미국이 펜타닐 불법 유입과 관련해 중국의 조치를 요구하면서도 중국과의 협상에 미온적으로 나서며 협상력을 높이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간에 무역과 펜타닐 관련 협상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미국이 펜타닐과 관련해 중국이 해야 하는 세부 조치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