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혈액암 투병 15세 강민재 군 치료 마치고 14일 그라운드 복귀 손 “암도 이겼는데 포기하지 말라” 강 “국가대표가 돼 꼭 보답할 것”
초등학교 5학년 때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시작한 강민재 군은 오랜 투병 기간에도 축구 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른쪽 사진은 올 1월 동계훈련에 참가해 땀 흘리고 있는 강 군. 서울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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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을 이겨낸 10대 축구 꿈나무가 4년여간의 투병 생활을 마치고 주전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한다. 축구를 포기할 뻔한 순간 소년의 손을 잡아준 건 우상인 손흥민 선수의 손편지였다.
7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강민재 군(15·경기 이천 마장중 3학년)은 수원FC 유소년 선수로 뛰던 2021년 6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혈액암 중 하나인 ‘T-세포 림프모구성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이후 항암 치료를 시작한 강 군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좋아하는 축구를 다시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전지훈련을 떠난 동료들 생각에 눈물을 흘리다가 잠들기도 했다. 항암 치료 중이던 2023년 1월부터 다시 경기에 나섰지만 근육이 많이 빠져 이전처럼 뛰는 게 쉽지 않았다. 단 5분만 뛰고 벤치를 지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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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의지로 병마를 이겨낸 강 군은 14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올해 첫 리그 경기에 출전한다. 강 군의 부모는 “항암제를 맞으면서도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이젠 친구들만큼 뛸 수 있게 됐다. 민재에게 힘이 돼 준 의료진과 학교,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 군의 주치의인 이재욱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소아혈액종양센터장)는 “힘든 항암 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좋아하는 운동을 하게 돼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원하는 축구를 건강하게 잘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 군은 “손 선수의 손편지가 큰 힘이 됐다”며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가 돼 제가 아팠을 때 도와주셨던 모든 분에게 꼭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