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정수윤 옮김/184쪽·1만6800원·북다
“세이노의 따뜻한 팔을 잡고, 가슴을 끌어안고, 목덜미를 껴안았다. 세이노도 잠결에 내 목을 세게 끌어안고 자기 얼굴 위에 내 얼굴을 포갰다.”
1968년 소설 ‘설국’으로 일본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작품이 국내 초역 출간됐다. 작품은 저자가 창간한 문예지 ‘인간’에서 1948년 첫 연재를 시작했는데, 문예지의 재정난으로 연재가 불규칙하게 이어졌다고 한다. 1952년에야 출판사 신초샤(新潮社)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전집’을 내며 마지막 연재분을 담아 완결됐다. 2022년 저자의 50주기를 기념해 일본에서 단행본이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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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사랑했다”고 표현한 아름다운 후배 세이노와의 이야기 속엔 가족을 모두 잃고 번민했던 한 소년의 성장기가 함께 녹아 있다. 실제로 가와바타 작가는 중학생 무렵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됐다. 섬세한 필치로 유명한 대문호의 색다른 글을 감상하고픈 독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