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한 25% 관세 중 상당 부분을 약 1개월간 유예한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두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지 하루 만인 5일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한 관세를 1개월 간 면제한다”고 했고 이날 관세 유예의 적용 범위 또한 대폭 늘렸다. ‘전방위 관세 폭탄’이 미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끼치고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이 적용되는 수입 품목에 대해 다음달 2일까지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유예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며 “미국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특히 관세가 미 자동차 회사에 피해를 줬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번 유예는 ‘일시적’이며 앞서 거론했던 관세 부과 시점인 ‘올 4월 2일’ 이후 또 유예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관세는 4월 2일에 시작될 것”이라며 “주된 관세는 상호적인 성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 언급했던 대로 기존의 ‘보편 관세’ 외에 ‘상호 관세’ 또한 부과할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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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줄리 코잭 국제통화기금(IMF)의 대변인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에 대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가 미 금융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CNN 또한 “관세를 둘러싼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대응이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7일 전국인민대표회(전국인대)의 외교분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통상 압박을 두고 “중국을 탄압하면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며 보복 관세 등을 예고했다. 그는 미국을 겨냥해 “자신의 힘을 믿고 약자를 괴롭혀선 안 된다”며 관세 전쟁으로 미국이 얻은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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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