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입생들 아예 지방 내려가 수업 참여한 학생은 따돌림 걱정 교육부 “구제 없다” 강경 일변도 수강신청 방해 수사의뢰 하기로
4일 광주 동구 조선대 의대 강의실에 전공 서적들이 포장 상자조차 뜯지 않은 채 놓여 있다. 이날 전국 의대 대부분이 개강에 들어갔지만 신입생 등을 포함해 거의 모든 의대생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광고 로드중
4일 낮 1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본관. 이날 전국 의대 대부분이 개강에 들어갔지만 수업이 진행되는 이 건물 입구에는 1시간 반 동안 학생 4명이 지나갈 뿐이었다. 학생 게시판에는 2023년 8월 부착한 튜터링 프로그램 신청 안내문과 지난해 1월 붙인 학생연구비 신청 안내문만 있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1년 넘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올해 입학한 신입생도 이날 대부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수업을 거부하는 25학번 학생에게는 대학이 반드시 학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 대학이 학칙대로 (유급 처리 등을) 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 의대협 “의대생 97% 휴학 의사 밝혀”
광고 로드중
일부 신입생들은 강의실에 들어갔다. 학교 측이 “신입생은 휴학을 할 수 없고 향후 유급 등의 피해를 당할 수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쇄적인 의대 문화 탓에 수업에 참여한 의대생들은 자칫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의대 신입생은 “개강일이라 한번 나와 봤다”며 “다음 수업부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대 신입생은 “동기들끼리 ‘수업에 나가지 말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전에 수강신청한 수업도 다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신입생은 학생 모임만 참석한 뒤 자택이 있는 지역으로 아예 돌아갔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다시 응시하겠다며 재수학원에 등록한 의대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 의학과는 이날 개강했지만 재학생들의 휴학 재신청으로 개강을 17일로 연기했다. 제주대 의대는 예과 2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재학생 238명 중 11명만 수강 신청을 했다. 제주대 관계자는 “원활한 학사 운영을 위해 대면과 온라인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며 “아직 수강 신청과 복학 신청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교육부 “수업 거부 의대생에게 학칙 엄격 적용”
광고 로드중
지난달 교육부는 전국 의대에 원칙대로 학사 운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학칙 내용을 전달하라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월 중순 이후 학생보호센터에 ‘수업을 듣고 싶은데 선배들이 (휴학) 압력을 가한다’ 등의 전화가 하루 수십 건 걸려온다”며 “수강신청 방해 등은 명백하게 위법이고 수사 의뢰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