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광물협정 서명 준비돼” 트럼프에 면박당한 뒤 화해 손짓
‘트럼프 쇼크’… 젤렌스키와 머리 맞댄 英-佛 정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부터)이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 정상회의에서 유럽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유럽 국가들은 6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퇴를 압박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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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미국과 광물 협정을 체결할 의사를 비치며 “미국과의 관계가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고성 끝에 ‘노딜(No Deal)’로 끝났음에도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관료들은 이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퇴까지 언급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 정상회의 뒤 취재진에 “미국과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는 광물 협정 체결에 합의했고 서명할 준비가 돼 있었다. 미국도 여전히 준비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한 종전 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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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화해 시도에도… 美 안보수장-하원의장 나서 사임 압박
[트럼프 ‘면박 회담’ 후폭풍]
회담 파국 이후 젤렌스키에 등돌려… 美재무 “스스로 광물협정 폭파”
CNN “美-러 경제협력 가속화… 우크라 종전협상 뒷전 밀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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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2.21 워싱턴=AP 뉴시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국으로 끝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노딜(No Deal)’ 정상회담을 복구하려 애쓰고 있지만 미국은 분명한 선을 긋고 있는 것.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을 이유로 대선을 실시하지 않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도 문제 삼고 있는 데다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우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어려움이 계속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왈츠-존슨-그레이엄 “젤렌스키 사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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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의장도 같은 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거론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협상장에 돌아오거나, 다른 누군가가 우크라이나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집권 공화당의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인사인 그레이엄 의원 역시 1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그는 “젤렌스키와 다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가 사임하고 우리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보내거나, 그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 ‘러 경협’ 가능성에 밀린 우크라 광물 협정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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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2일 자국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가 외교 정책을 급격히 바꾸고 있고, 대체로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압박 및 홀대에 만족한다는 뜻을 보였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