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인 모여 기후변화 세미나… 최재천-이준이 교수 등 연사 강연 2030년까지 탄소배출 40% 줄여야… 현재 7.5% 밖에 줄이지 못한 수준 환경 위기서 살아남는 벼 품종 개발… 지역 소득원 거듭난 재생에너지 등 삶의 질 고려한 다양한 해법 제시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 녹색전환연구소 주최로 열린 ‘2025 기후 전망과 전략: 10인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녹색전환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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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께서 환경에 대해 ‘원금은 건드리지 말고 이자만 가지고 살자’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설명할 때 이보다 명쾌한 표현이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최재천 교수
● “기후 위기 심각… 인간 쉽게 바뀌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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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이 교수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현 경제 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0% 줄여야 하는데 아직 7.5%밖에 줄이지 못했다”며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5000만 명의 삶을 지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아예 헌법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하지만 이미 2도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며 “헌법을 개정할 때 ‘대한민국 국민은 기후 및 생물 다양성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후손에게 물려줄 의무를 지닌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상황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소개했다. 진중현 세종대 스마트생명산업융합과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홍수 피해가 생긴다. 염분 피해도 있다. 논은 대부분 간척지나 저지대에 있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며 “고온과 염해, 침수, 영양분 부족 등의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벼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흥모 에너지전환해유 이사장은 금강의 물과 쌀을 원료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만든 술인 ‘RE100 청주’를 소개했다. 양 이사장은 “태양광 발전을 통한 에너지로 술을 빚은 것”이라며 “대전을 중심으로 열고 있는 탄소중립 장터는 이제 시민들이 더 좋아한다”고 전했다. 탄소중립 장터는 식재료를 채소 잎으로 포장하고 구매자들이 집에서 직접 빈 용기를 가져오는 등 포장으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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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활동가 정진영 씨는 ‘석탄발전 폐쇄를 앞둔 경남지역’을 주제로 에너지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는 지역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했다. 정 씨는 “2020년 보령에서 화력발전소 2기가 폐쇄된 직후 인구가 1년에 1821명 감소했다”며 “슬기로운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벤처캐피털 소풍벤처스의 한상엽 대표는 국내 기후테크 산업의 미래가 밝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높은 편”이라며 “한국이 ‘기후 악당’으로 불리고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