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이 저점 대비 20% 뛰는 등 모처럼 트럼프발(發) 훈풍이 불었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다. 7일 ‘크립토 서밋’에서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발 관세 전쟁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현상 강화도 가상자산 가격 반등의 걸림돌로 꼽힌다.
●트럼프, 가상자산 비축 준비금 지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 준비금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패한 공격으로 위기에 빠진 이 산업(가상자산)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가상자산 ‘준비금(Reserve)’에 대해 지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BC는 “비축(stockpile)은 정부가 현재 보유한 가상자산을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라면, 준비금은 정부가 정기적으로 가상자산을 매입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언은 미 정부의 가상자산 확보에 대한 적극성을 더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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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친가상자산주의자로 돌아선 것도 미국 중심의 가상자산 시장 재편이 달러화 등 미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트럼프는 2021년까지만 해도 가상자산을 두고 “범죄로 가득 찬 사기”라고 평가절하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 후보 시절에는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Crypto capital)로 만들겠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꾼데 이어 취임 직전에는 밈 코인인 오피셜 트럼프 등을 직접 발행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패권 강화를 위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장려하는 반면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는 금지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USDT(테더) 등은 미국 달러와 연동되는 구조여서, 더 많이 발행되고 사용될수록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비트코인, 수직 상승하며 9만5000달러 터치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직후 관련 가상자산들은 급등했다. 최근 7만 달러대까지 밀렸던 비트코인은 발언 직후 수직 상승하면서 9만5000달러를 터치하기도 했다. 이더리움(22%), XRP(34%), 솔라나(43%), 카르다노(100%) 등도 지난달 28일 저점 대비 급등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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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관련 변동성이 커진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략 비축 자산 언급이나 크립토 서밋 등에 따른 단기 급등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해서는 곤란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따.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