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오전 국내산 태극기 제조업체인 동산플래그 이면식 대표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무실에서 국내산 태극기(오늘쪽 2개)와 중국산 태극기를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천감 색상이나 인쇄 선명도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건곤감리 사괘 문양이 국내산의 원래 규격과 차이가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소형은 ‘중국산’이다. 태극기를 묶어 담은 포장 비닐에는 ‘made in China’(중국산)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일부 판매상들은 손님에게 “중국산은 깃대가 약하다. 조금 비싸도 국산을 사겠느냐”고 권했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산을 샀다. 판매상들은 “중국산은 태극기-성조기 세트가 4000원”이라며 “약하고 잘 부러져도 가장 잘 팔린다”고 말했다.
● 대부분 값싼 중국산… ‘made in China’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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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오전 국내산 태극기 제조업체인 동산플래그 이면식 대표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무실에서 자신이 생산한 태극기와 중국산 태극기를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국내산(오른쪽 2개)은 깃봉에 선명하게 무궁화 조각이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업체들 “수요 60~70% 줄어, 일부 집단 상징처럼 변해”
태극기를 생산, 판매하는 국내 업체들은 “최근 중국산 범람으로 주문이 급감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의 태극기 제작업체 동산기획에서 만난 이면식 대표(62)는 3·1절 대목을 앞두고 태극기를 포장 중이었다. 그는 “과거 1만 장을 가뿐히 넘기던 태극기 주문량이 요즘은 3000~4000장에 그친다”며 60~70%가량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중국산은 대량 생산으로 단가를 낮춘다. 가격도 국산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일부 집회 주최 측에선 “태극기를 무료로 제공해 달라”는 요청도 들어온다고 한다.
시민들은 우리나라 독립의 상징인 태극기 상당수가 중국산이라는 사실에 씁쓸해했다. 대학원생 권모 씨(25)는 “국기는 국가 공동체에 큰 정신적 영향을 주는 요소인데, 유통되는 태극기 다수가 중국산이라는 것은 국기의 상징성을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원 강모 씨(30)는 “태극기를 들고 나오는 시위대 중 상당수 중국 혐오, 중국 비판 발언을 많이 하는데 정작 그들이 손에 든 태극기가 중국산”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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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